사설-反人倫 고리채조폭 소탕하라

입력 2001-04-07 00:00:00

이젠 조직폭력배들이 고리사채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는데 이들과의 전쟁까지 선포한 경찰은 그동안 뭘했는지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경찰은 지난 50일 동안 폭력배의 서민 갈취사범 3천220명을 적발했다고 한다.

그 중 사채 폭력배 354명, 이른바 '해결사'인 청부폭력 322명을 적발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 단속건수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한다. 신용불량자들이나 담보가 뚜렷하게 없는 딱한 처지의 서민들에게 최고 연360%의 고리로 돈을 빌려주고 제때 갚지 않으면 '끌어 묻어버리겠다''가족을 몰살시키겠다''사창가에 넘기겠다''장기를 팔아 이자라도 갚아라' 등등의 공갈과 협박으로 고리채 시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게 경찰의 분석이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된 경우까지 감안하면 사채시장에서의 폭력실상은 이보다 더 심각할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대로 방치했다간 정말 경찰조차 어쩌지 못할 '반인륜 범죄'가 도처에서 불거질 위험천만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돈을 빌리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는 반문도 나올 수 있으나 지금 우리의 서민 경제난이 IMF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갈수록 늘고 이 틈새를 노려 조직폭력배들이 전주를 앞세우거나 직접 개입,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 '돈되는 길목엔 조직폭력배가 버티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문제는 몇차례 조직폭력배와의 전쟁선포까지 한 경찰이 이들에 대한 특별관리에 소홀히 해 급기야 사채시장까지 이들이 점령하게 만든 큰 요인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유흥업소나 파친코, 건설업계들을 무대로 자금조달을 했으나 이젠 '서민의 피눈물'까지 내면서 '범죄성 돈장사'에 재미를 들여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데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해결책은 우선 경찰이 이들 조직폭력배의 동태를 예의주시, 전국적 공조수사로 철저한 단속에 나서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방법뿐이다. 문제는 이들이 파이낸스 등 금융업을 직접 운영하면서 사업가로 위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합법을 가장한 지능범죄에 대한 경찰의 체계적이고 능률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덧붙여 '건전한 사채시장' 육성책도 함께 강구되지 않으면 결국 다급한 서민들은 이들의 '악성사채의 덫'에 다시 걸려들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금융정책당국도 유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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