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설대란 속수무책이라니

입력 2001-01-08 00:00:00

사상유례가 드문 폭설로 교통대란에다 농가시설물 등이 대거 파괴되고 등산객들의 조난.교통사고 등 전국적으로 그 피해가 엄청났다.

특히 추풍령엔 기상관측이래 최대의 폭설이 내려 경부고속도로가 거의 마비상태가 되다시피해 가히 교통전쟁을 방불케 했다. 또 대관령 등 강원지방과 김천.성주 등 경북북서부지방엔 이번 폭설로 교통대란은 물론 등산객의 조난이 속출했고 교통사고도 이어져 설화(雪禍)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포공항 등엔 항공기의 결항으로 국제.국내선이 발이 묶이는 바람에 서울소재대학지망 수험생들이 대입논술고사를 치르지 못해 대학측이 시험시간을 연기하거나 지방 현지 시험으로 대체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특히 이번 폭설로 가장 피해가 많은건 뭐니뭐니해도 경북 성주를 비롯해 전국의 비닐하우스 농가로 경북에만 약100억원의 잠정피해가 집계되고 있으나 눈으로 막힌 도로가 뚫리면 전국적으로 그 정확한 피해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여 그 후유증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폭설대란을 보면서 우선 느끼는 건 정부나관계 당국 또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속수무책으로 눈이 그치기만을 기다리는 '행정부재'내지 '늑장행정'이 더욱 설화(雪禍)를 키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사상유례가 드문 폭설이라는 자연재해앞엔 그 어떤 대비도 무력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인 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우선 도로공사측이 좀더 기민하게 대처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이번 폭설을 보고서 우리의 제설장비가 거의 무용지물처럼 된 사실은 도로공사측의 깊은 반성과 그에 대한 적절한 사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기상청도 이번 폭설을 여름의 게릴라성호우와 같은 현상이라는 변명만 할게 아니라 좀 더 정확한 관측에 의한 대설예보를 국민들에게 적극 알렸더라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반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장비의 현대화와 보강은 다급한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건설교통부 등 정부당국이 사전.사후대책에 전혀 손놓고 있었다는 건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이 안되는 처사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판국에 좀더 긴장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행정을 펴야 할 정부관료의 안이함이 이번 폭설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할 수 있다. 반성과 함께 적절한 문책이 있어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이번 폭설로 폐농한 하우스나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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