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교통카드 학생용 왜 안파나

입력 2000-12-21 00:00:00

대구 시내버스 교통카드제가 시행 한 달을 넘기고도, 여지껏 학생용카드를 판매하지 않는데다, 카드단말기 미설치 및 잦은 고장.오작동으로 승객들에게 불편을 안기는 '반쪽짜리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구시와 버스조합은 지난달 11일 시내버스 교통카드제를 시행하면서 일반용과 중.고 학생용 카드를 함께 판매한다고 발표해놓고, 운영상의 어려움을 들어 학생용 카드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시와 조합은 교통카드가 영구적이어서 중.고등학생들이 학생신분이 아닌 상태에서도 학생용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학생 한 명이 여러명의 요금을 함께 계산할 경우 요금처리에 어려움이 있으며, 또 일반인이 학생용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어 시행을 보류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고학생들은 예전처럼 현금 또는 승차권으로 버스를 이용하거나 학생용 카드에 비해 할인혜택이 적은 일반카드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창중학교 한 학생은 "학교 전교생이 단체로 교통카드를 구입하기 위해 수차례 카드발급처에 갔지만 그때마다 기다려달라는 말만 들어야했다"며 "승객의 반이 학생들인데 사전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교통카드제를 시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1천700여대 대구시내버스에는 카드단말기를 설치했지만 경산, 고령, 영천, 왜관 등지에서 대구시내를 운행하는 경북지역버스 14개노선 200여대 버스에는 단말기가 없어 승객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대구시내버스와 공동배차제를 운영하는 경산지역 708, 840, 509, 890번 등 4개 노선의 경우 경산지역버스에는 단말기를 설치않아 이 노선의 버스를 타는 승객들은 교통카드를 들고 대구버스를 골라 타는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일부 버스기사들의 작동미숙으로 단말기 고장이 자주 발생하고 있고, 상당수는 아예 단말기를 꺼버린 채 버스를 운행, 카드 승객들과 실랑이도 잦다.

한 시민은 시청 홈페이지에 "한 번만에 단말기 요금이 처리된 적이 없고, 보통 대여섯번 시도해야 요금이 처리될 정도"라며 "더구나 한꺼번에 요금이 두 차례 빠져나가 환불문제로 기사와 말다툼까지 벌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학생용카드는 현재 학년별로 사용기간을 차등화하는 시스템을 개발중이어서 내년 신학기부터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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