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민주당 최고위원의 사퇴선언은 우리 국내정치에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우선은 민주당내 권력구도에서 대개편이 있을 수 있고 또 우리의 정치풍토의 전환도 기대할 수 있게 됐고 나아가 가능성은 낮지만 언제나 잠재되어 있는 정계개편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권 최고위원의 사퇴가 국정위기에 책임을 지는 민심수습용 희생양이든 자신의 말대로 '나라와 당의 장래, 대통령의 국정개혁의 성공을 위한 사퇴'든 하나의 교훈을 얻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제 더 이상 가신정치와 인치(人治)가 우리정치에서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정치는 발전하지 못하고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곤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가신들의 '충성정치'도 큰 요인의 하나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국가와 민족의 장래보다는 정파의 이익 그리고 보스의 명령만 듣는 힘의 정치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바로 우리정치의 가장 큰 약점인 인치(人治)도 이제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대통령의 독선 독주가 심하다는 비판이 있는 위에 이렇게 가신정치가 판을 친다면 제도보다는 사람에 의존하는 소위 인치는 더욱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내 민주화니 시스템에 의한 정치라는 선진형 정치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인치니 가신정치니 하는 것은 야당시절 투쟁을 위해서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을 지라도 국가경영을 위해서는 무리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얼마 전 서영훈 민주당 대표가 "당 운영에는 대표가 실제로 힘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도 결국은 동교동계 사조직에 의해 당 운영이 되고 있고 또 당내 민주화도 되어있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까지 수없이 지적해온 바와 같이 사람만 교체해서는 국정개혁이나 정치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 시스템의 개혁은 물론 스타일이나 추진방식 등 우리정치의 모든 소프트웨어적인 것도 바뀌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도 서 대표가 말한 '전략과 개혁마인드 부족' 그리고 '정책과 비전 결여'라는 지적도 누구의 책임이냐 하는 문책만으로는 안된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동시에 이번을 계기로 말로만 외쳐오던 정치개혁을 민주당이 솔선하는 모범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언제까지 보스정치라는 후진적 풍토에서 머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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