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특차지원 경향

입력 2000-12-14 00:00:00

2001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는 전년도에 비해 경쟁률이 낮아진 것으로 드러나 수험생들의 하향안정지원 경향을 뚜렷이 보여줬다.

13일 원서접수 최종 마감결과 총 738명 모집에 4천429명이 지원, 6.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특차 경쟁률 7.95대1보다 훨씬 낮아진 것.

이는 무엇보다도 이번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돼 고득점자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자 합격선이 올라갈 것을 우려한 수험생들이 자신의 적성, 특기 등을 고려해 소신지원하기보다는 합격위주로 학과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예년같으면 서울대 인기학과에 지원했거나 서울대에 지원했을 수험생들이 목표를 낮춰 비인기학과로 방향을 돌리거나 아예 서울대 지원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것.

지난해 16.52대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던 의예과가 이번에는 6.88대1로 경쟁률이 크게 낮아진 것을 비롯해 법학부가 작년 10.66에서 올해 6.74대1로, 경영학과도 15.08대1에서 8.66대1로 상당히 낮아졌다.

반면 비인기학과로 꼽혀온 사회학과(29.25대1), 인류학과(25.00대1), 사회복지학과(21.66대1), 심리학과(17.50), 농경제사회학부(10.54대1), 사회교육과(11.40대1), 소비자아동학부(9.83대1) 등은 경쟁률이 높아졌다.

이런 현상은 2002학년도부터 대입제도가 대폭 바뀌게 돼 재수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일단 붙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수능성적을 확인한 뒤 특차지원에 나서도록 한 점도 소신지원보다는 안정지원, 눈치보기 지원을 부추김으로써 '특차 거품'을 빼는 데 일조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함께 인기학과들의 경우 그런대로 지원자가 몰린 반면에 간호학과가 서울대 입시사상 이례적으로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매년 지원자가 적었던 농생대 일부 학과가 평균 경쟁률에 크게 밑돌아 양극화현상을 보인 것도 이번 특차모집의 한 특징.

이는 395점 이상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설령 특차모집에 불합격하더라도 정시에 다시 도전하면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자신감을 갖고 지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눈치작전도 극심했다.

막판에 지원자가 대거 몰린 공대의 경우 이날 오후 3시까지 10개 모집단위 중 4개 단위에서 미달되고, 나머지 6개 모집단위도 2대1 경쟁률에 크게 미치지 못했으나 최종 마감결과 최고 5.60대1(응용화학부)을 기록하는 등 8개 모집단위가 4대1을 웃돌았다.

또 약학과(3.37대1), 제약학과(4.50대1)의 경쟁률이 의예과(6.88대1)나 치의예과(9.30대1)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낮은 것과 관련, 의약분업 이후 '동네 약국붕괴'라는 사회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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