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나 디자인 등의 작품들과는 달리 사진은 결정적 순간의 예술이기 때문에 다시 촬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머리와 발로 사진을 촬영한다고 한다.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수십장 또는 수백장을 촬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중에 한 장의 필름원고가 선택되면 다행이지만 원했던 이미지가 없는 경우는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어 재촬영을 하여야 한다. 이런 사진작업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진을 거저 얻는 것이라 생각하고 "나 하나 줘"하는 말을 쉽게 한다.
얼마전 큰마음 먹고 친구부부들 사진을 8×10 크기로 인화하여 액자에 넣어 선물하기로 하고 성의껏 준비했다. 정말 이것은 이례적이었다. 두 달전 친구부부들과 포항근처에 있는 사찰에 갔다가 찍은 것인데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고 다정스럽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후 친구들을 만나 사진을 전해주고 저녁식사를 함께 한뒤 헤어졌다. 그런데 종업원이 허겁지겁 포장된 액자 두 개를 들고 나와 "이것을 자리에 놓고 갔어요"하고 나에게 전해주었다. 순간 나는 얼마간 기분도 상하고 괜한 일을 했구나 하고 후회도 하였다.
물론 그 다음날 친구부부에게 다시 전해주었지만 사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서운하기만 했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사진문화의 선진국들은 사진가의 사회적 지위나 사진작품의 가치를 다른 예술분야의 작품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도 사진영상문화의 발전을 위해 사진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작가의 작품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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