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신 북측 방문단 13명도 감격의 상봉

입력 2000-11-30 14:46:00

30일 오후 서울을 찾은 지역출신 인사 13명을 포함 100명의 북측 방문단이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이엄홀에서 반세기동안 헤어져 살아온 혈육들과 상봉했다.

안동 출신으로 헤어질 당시 안동사범학교 학생이었던 조민기65)씨는 부인 김필화69)씨와 아들 규석(51)씨를 만났고 울진 출신 황진원(67)씨는 북측이 의뢰한 재남가족중 최고령자인 형 진태(91)씨를 만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북한 농업과학원 연구사인 안동 출신 김규서(66)씨는 서울에 살고 있는 동생 시화(62)씨 등을, 평양제사공장 경리과 노동자인 봉화 출신 김덕한(64)씨는 동생 춘자(61)씨 등 친족들과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헤어질 당시 서울대병원 의사였던 황병렬(71)씨는 안동에 살고 있는 형 병원(80)씨와 조카들을 만났고 포항공립고등중학생 때 가족과 이별했던 김영백(67)씨는 형 소백(71)씨와 조카들을, 경주공립중학교 학생이었던 김자연(67)씨는 동생 연수(66)씨 등과 상봉했다.

군위 출신 김히락(69)씨는 해외로 이민 갔던 형 주락(76)씨 등을, 예천출신인 박균호(66)씨는 고향에서 살고 있는 누나 균련(71)씨와 동생을 만났다. 경산 출신 백병한(72)씨는 수원에서 살고 있는 누나 원희(86)씨와 동생을, 예천 출신 윤수옥(69)씨는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동생 옥희(59.여)씨와 삼촌 등과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대구 출신의 허태금(70)씨는 동생 태득(68.여)씨와 형수 등을, 예천 출신 박찬수(66)씨는 동생 찬동(60)씨와 고모를 만난다.

운보 김기창(88) 화백은 패혈증과 고혈압으로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투병중이어서 동생인 북한 공훈화가 김기만(71)씨와의 정상적인 상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들 완(51)씨는 "부친이 의사 표현은 못하지만 이야기는 알아 들을 수 있는 상태"라며 "부친이 도록과 금가락지 등을 선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적은 1차 상봉때 병원이나 앰뷸런스에서 상봉한 전례를 들어 김 화백의 병원 상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북측 방문단에는 교수와 공훈예술가 등 유명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김영황(70) 김일성종합대 교수는 북한 어문학계의 권위자로 동국대 재학중 월북, 40여년간 조선민족어 발전연구 등 230여편의 논문과 교과서를 집필했다. 리종원(71) 국립과학원 중앙분석소장은 서울대 문리대에 다니다 의용군에 입대, 전쟁이 끝난후 김일성종합대 강좌장(학장)을 지냈다. 하재경(65) 김책공대 강좌장과 김봉회(68) 평양시 한덕수 경공업대학 강좌장, 홍응표(64) 평양시 직물도매소 지배인, 로승득(70) 자강도 임업연합기업소 자재상사 사장 등도 서울을 방문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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