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영웅 최석채선생 기념판 제막식

입력 2000-11-23 00:00:00

매일신문 출신 언론인 몽향(夢鄕) 최석채 선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판 제막식은 오랜만에 정도언론의 참뜻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22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국신문협회, 방송협회, 신문방송편집인협회, 기자협회, IPI한국위원회, 한국언론재단 주최 몽향 선생 기념판 제막식에는 쟁쟁한 언론, 정치, 문화계 인사들이 몰려 선생의 언론 외길 족적을 기렸다. 이날 기념판 제막식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민관식·김수한 전 국회의장, 강원룡 목사, 고병익 전서울대총장 등 원로인사는 물론 언론계에서는 조선일보·대한매일·한겨레 신문·국민일보. MBC·KBS·CBS 사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 200여명이 모였다.

또 매일신문은 물론 향토언론의 명예를 빛낸 선생을 기리기 위해 김승록·이호재·정영진씨 등 매일신문 출신 언론인과 대구 일간지 출신 재경모임인 '산수회' 박신규 회장, 이상우 스포츠투데이 이사장 등 20여명이 참석, 대구언론의 경사를 축하했다.

이날 고인을 회고하기 위해 참석한 김수환 추기경은 매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시절 몽향 선생의 반골정신과 저항기질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김 추기경은 "자유당 시절 선생의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매일신문 사설은 백주테러를 불러와 당시 경찰국장이 '백주테러는 테러가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낳기도 했다"면서 "그렇지만 당시 임화길 매일신문 사장 신부와 선생은 역경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또 "당시 자유당측에서 타협을 시도했지만 당시 매일신문과 선생은 감옥에 가고 폐간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유혹과 회유에 흔들리지 않아 한국 언론사의 한 장(章)의 역사를 세운 것은 물론 오늘의 매일신문의 반독재 참언론의 초석을 다졌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또 "선생의 '세계언론자유영웅상'은 '노벨상' 못지않은 의미있는 상"이라고 축하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도 "59년 고인과 함께 벌거숭이라는 뜻의 나나(裸裸)회를 만들어 섣달 그믐마다 목욕탕에서 만나 터놓고 토론했다"면서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기념판 제막식은 차인태 경기대 교수의 사회로 서희건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약력과 경과보고, 김수환 추기경,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선생 회고 순으로 진행됐으며 마지막으로 선생의 유족중 장남인 명원씨가 가족인사를 했다. 내셔널 프레스클럽 입구에 부착된 기념판은 가로 50cm, 세로 42cm 크기의 황동판으로, 국제언론인협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신문의 자유를 위해 헌신한 최석채를 '세계언론자유영웅으로 선정합니다'라는 글과 선생의 얼굴 부조를 담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