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박열(朴烈.1902-74) 열사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 출간됐다.소설가 박치대(울진 평해공업고 교사)씨의 장편소설 '대역(大逆)'(월드컴미디어 펴냄)은 일본 천황일가의 폭살을 기도한 박열 열사를 주인공으로 식민지 시대를 산 한 지식인의 삶의 역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상처 입은 우리 민족사에 하나의 자긍심을 일깨워준 무정부주의자이자 혁명가였던 박열의 삶을 통해 강자의 횡포로부터 약자를 지켜내려는 정의의 혼과 인간은 누구나 공평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실제 박열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자유와 평등, 인권이라는 사상적 바탕위에 민족 독립은 물론 일본 제국주의의 수괴였던 천황의 허상을 무너뜨림으로써 일본 사회의 혁명적 변혁까지 기대했던 사상가였다.
고향인 문경에서 보낸 준식(박열의 본명)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되는 소설은 그가 성장하면서 깨달은 식민통치의 현실, 3.1운동과 퇴학, 일본 유학시 조직한 무정부주의 단체활동, 거사 기도와 투옥, 출옥후의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의 중심은 1923년 8월 일본을 떠들석하게 만든 소위 '황태자폭살미수대역사건'. 이 사건으로 체포된 이후의 심문과정과 재판정에서 보인 조선남아 박열의 기개가 소설속에 잘 그려져 있다. 실제 박열은 재판이 열리자 재판장과 동등한 좌석을 요구하는가하면 사모관대에 부채까지 들고 재판장에게 거침없이 '자네'라고 호칭할 만큼 조선남아의 기개를 보여준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소설의 또 다른 줄기인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와의 운명적 만남이다. 사상적 동지이자 혁명의 동반자였던 가네코는 이 사건에 연루돼 박열과 함께 옥살이를 하면서도 희열에 찬 행복을 느꼈으며 마침내 감옥에서 극적인 생을 마감한 인물. 22년이 넘는 옥고를 치른후 일본과 한국에서의 박열의 행적도 소설에 나타난다. 작가 박씨는 6.25때 납북, 74년 북한에서 사망하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예천태생인 작가는 "어려서부터 주위 어른들로부터 박열 열사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라나 그의 삶을 소설로 꼭 써보고 싶었다"며 "일신의 영달보다 민족의 밝은 앞날을 위해 고난의 길을 택했던 한 지식인의 행보를 담았다"고 책머리에 밝혔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