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바이블인가… 조작된 사서인가

입력 2000-11-18 14:07:00

"삼국사기는 과연 조작된 사서인가"지난해 한 일간지의 문화면은 반론에 재반론을 펴는 역사 논쟁으로 뜨거웠다. 한국고대사를 연구하는 중견 사학자들 간에 펼쳐진 그 논쟁의 대상은 다름아닌 현존 최고의 역사서 '삼국사기'.고구려·백제·신라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은 '고대 역사로 들어가는 창' '고대사의 바이블' 이라는 별명과 함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내용이 틀리다' '편찬자 김부식이 사대주의적이다'는 등의 엇갈린 평가를 받아왔다. 이 논쟁은 최근 풍납토성이 발굴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풍납토성의 탄소 동위원소를 통한 연대 측정 결과가 기원전후로 밝혀지면서 '백제가 일찍부터 이웃나라들을 정복한 대국이었다'는 삼국사기 초기 기록이 신빙성을 얻게 된 것. 이는 '삼국지 한전'의 '백제는 3세기경까지 하나의 소국이었다'는 기록을 통설로 여기던 국내 사학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또한 천문학 등 인접 학문에 대한 연구가 성과를 거두면서 '삼국사기'의 기록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주 KBS 1TV 역사스페셜은 '800년 논쟁, 삼국사기의 진실은?' 이라는 제목으로 삼국사기 논쟁의 실체를 찾아나선다.

"백제와 신라가 3세기 이전 강성한 고대국가로 성장해 있었다"는 '삼국사기' 초기기록에 신빙성을 운운하며 제동을 걸어온 인물은 20세기 초반 한국 고대사 연구를 주도한 일제 식민사학자중 한명인 쓰다 소우키치(1873~1961)다. 한국고대사를 깍아내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그는 해방후 우리 사학계의 주류를 이룬 학자들을 배출하는등 우리 고대 사학계의 뿌리이기도 하다.역사스페셜 제작진은 이같은 쓰다의 주장이 의도했던 바와 그에 바탕한 종래의 통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풍납토성 발굴을 계기로 우리 고대사는 당연히 새로 쓰여져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