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39% 급감...침체 수렁

입력 2000-11-18 14:54:00

안양 LG의 '헹가래'로 끝난 2000년 프로축구는 과거 어느 해 보다 관중이 뚝 떨어졌다.

지난 시즌 게임당 평균 1만3천명을 웃돌던 관중이 39%나 감소함에 따라 2002년월드컵축구 공동개최국의 자존심을 크게 훼손시키는 한편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점차 줄어드는게 아닌가 할 정도가 됐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시드니올림픽 등 빅 이벤트가 겹친 것을 감안해도 침체의 수렁은 너무 깊다.

국내 리그는 기형적인 운영을 수술해야 한다는 해묵은 숙제를 안은 채 또 한 해를 넘길 수 밖에 없게 됐다.

가까스로 10개팀 리그로 운영되고 있지만 구단의 재정자립도가 턱없이 열악해 '곡예비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 현대(현대자동차), 울산 현대(현대중공업), 부산 아이콘스(현대산업개발),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 모두 '제철가(家)'에 의존, 절반이상이 특정기업군과 연고가 있는 취약한 구조를 그대로 안고 있다.

최근 경제상황의 급속한 변화로 사실상 기업분할이 이뤄져 독립적인 구단운영이 가능해지긴 했으나 가까운 일본이나 세미프로인 중국에 비교할 때 바람직한 클럽운영시스템에서 벗어나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컨소시엄형태로 운영, 가장 바람직한 형태인 대전 시티즌은 동아건설의 부도와 지역건설업체인 계룡건설 등의 경영상태에 따라 휘청거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결국 올해도 클럽시스템의 정착은 꿈에 불과한 채 끝났으며 한국축구의 기형적인 리그운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고질적인 판정시비도 프로축구를 위축시키는 데 한 몫을 했다. 심판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이 도중 경질됐으며 판정시비에 따른 제소도 끊이질 않았다.

99시즌 일본프로축구(J-리그) 득점랭킹 1위 황선홍의 복귀와 재차 일본행, 김현석, 김도균, 안정환 등의 잇단 해외진출로 스타플레이어들의 숫자가 줄어든 것도 프로축구 흥행실패의 또 다른 한 이유.

올 시즌이 마무리됨에 따라 최용수(안양 LG)를 포함한 몇몇 선수까지 J-리그 등 해외진출을 서두를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또 힘겨운 리그를 펼칠 수 밖에 없게 된셈이다.

지난 해까지 프로축구 붐을 주도했던 안정환과 이동국, 고종수 등 '관중을 몰고다니던' 선수들의 경우 잇단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고 일부는 소속 구단과 대표팀을 오가면서도 양쪽의 경기내용이 부실해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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