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어렵고 언어영역 매우 쉬웠다

입력 2000-11-16 00:00:00

올 수능에서도 영역별 난이도가 지난해 처럼 엇갈렸다.지난해 만점자가 10명에 그칠 정도로 어려웠던 언어영역의 경우 이번에는 '매우 쉬웠다'는 의견이 많았고 수리탐구Ⅰ도 대체로 평이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수리탐구Ⅱ와 외국어영역은 '다소 어려웠다'는 평이 우세했다.

특히 수리탐구Ⅱ 중에는 일제시대 광복운동을 전개한 우리나라 무장세력의 활동상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답할 수 있는 국사문제(인문계 52번,자연계 9번) 등 현대사 및 일반사회 관련 문제들이 까다로웠다.

또 외국어에서도 짧은 시간에 긴 지문을 읽고 답해야 하는 문제들이 수험생들의 속을 태웠다.

▲언어영역=다양한 소재와 새 유형의 문제가 더러 눈에 띄어 수험생들을 당황시키기도 했으나 구하는 답이 의외로 쉬워 중상위권들은 많은 경우 문제풀이에 별다른 애로가 없었을 것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듣기평가 1번 문항은 김홍도의 '서당도'를 제시하고 이 그림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을 듣게 한 뒤 이를 잘 이해했는 지를 물었다.

이어 듣기 5, 6번에서는 법정 영화중 변호사와 증인간의 대화를 들려준 뒤 변호사가 증인에 대해 문제삼고 있는 게 무엇인지 등을 질문했다.

쓰기와 읽기에서는 현대인의 문제점을 주제로 하는 만화의 말풍선 채우기 문제(9번), 맞춤법 문제(11번), 세계문학(프로스트의 시 '가지않은 길', 13~17번), 인터넷·E메일을 주제로 한 할아버지와 손자간의 대화(22번), 대중음악을 감상하는 태도(26번) 등과 관련한 문제들이 나왔다.

특히 최근 남북관계 변화바람을 반영하듯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윤흥길의 소설 '장마'중 이념갈등이 해소되는 장면을 다룬 지문(47~51번)이 나왔고 오영진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제2막'이 희곡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등장했다.

▲수리탐구Ⅰ=출제당국은 100점 만점 기준으로 상위 50%의 평균 점수가 지난해의 64.8점과 비슷하거나 소수점 이하의 소폭 상승을 점쳤다.

이 영역에서는 평면으로 구를 잘라서 생기는 단면 넓이를 피타고라스 정리를 써서 구하는 문제(자연계 5번), 바둑판 모양의 도로망을 그림으로 제시한 뒤 이동거리와 위치의 관계를 파악하는 문제(12번) 등이 눈길을 끌었다.

또 '삼각형 외심' 개념을 로봇팔 길이를 구하는데 응용하는 문제(23번), 세계석유소비량 증가추세를 로그정의를 활용해 표현하는 문제(24번), 마라톤선수의 달리기속도를 간단한 가감승제로 구하는 문제(예체능 24번) 등도 나왔다.

▲수리탐구Ⅱ=출제당국은 "사회탐구의 경우100점 만점 기준 상위 50%의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2점 가량 하락할 것이며 과학탐구는 '거의' 비슷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했다.

수리탐구Ⅱ에서는 최근의 한국적 상황과 세계화,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와 다양한 시사문제가 쏟아졌다.

특히 6·15공동선언의 일부를 제시한 뒤 그에 상응하는 내용을 보기에서 찾는 문제(인문 65번, 자연 30번), 수도권 과밀화 문제(인문계 43번), 골수이식을 위한 맞춤형 아기 등 유전공학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한 문제(인문계 45번)들이 관심을 모았다.

이어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와 관련해 국제회의와 그에 대한 반대시위에 관한 문항(인문계 62번), 예술작품의 검열과 윤리성 논란에 관한 대화내용 제시(인문계 64번), 가상공간의 익명성 문제(인문계 70번), 공선협과 한국소비자연맹의 공청회와 집회장면을 찍은 사진을 제시한 뒤 이런 시민단체들의 운동특징을 묻는 문제(인문계 선택사회문화 80번) 등이 나와 농도짙은 시사성을 반영했다.

▲외국어영역=듣기평가의 경우 속도도 빠르지 않고 문제도 쉬운 편이어서 대체로 지난해와 큰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문제들은 전반적으로 지문이 긴데다 단순한 어휘실력 이상의 '이해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다소 어려운 편이었다.특히 긴 지문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41~46번) 등은 수험생들의 시간운용을 어렵게 했다. 영화 박스오피스 순위 관련 지문(19번), 인터넷 시스템보안(36번) 등 '신세대 취향'의 지문이 눈길을 끌었다.

▲제2외국어=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만큼 쉬운 편이었다. 출제당국은 6개 과목 난이도 조정을 위해 영역별 문항순서를 통일했고 어휘도 기본어휘 내에서 출제했다고 밝혔다. 난이도 수준은 외국어와 비슷하게 맞췄다고 했으나 대체로 난이도가 낮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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