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 인기 계속 치솟아

입력 2000-11-14 00:00:00

은행들이 잇따라 후순위채를 시판하고 있다. 비교적 높은 확정금리를 지급하므로 요즘같은 저금리시대에 주목할만한 재테크 상품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후순위채 판매 잇따라=하나은행은 이달말까지 2천억원 한도의 후순위채를 판매하고 있다. 최저 가입금액 1천만원에 100만원 단위로 살 수 있고 만기는 5년2개월. 세전 실효수익률 연 9.2%에 월 이표채 연 8.83%, 3개월 복리채 연 8.90% 등이다1천만원 어치를 살 경우 오는 2006년 1월중 만기 수령할 수 있는데 576만원이 이자로 붙어 세금공제 전 만기금액이 1천576만원이 된다. 또 내년 인하되는 이자소득세율 16.5%로 계산해 세금을 공제한 뒤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이자 480만원을 포함해 1천480만원.

신한은행도 13일부터 1천500억원 어치의 후순위채를 판매하고 있다. 최저금액은 역시 1천만원에 100만원 단위이며 만기는 5년3개월, 세전 실효수익률 연 9.0% 등이다. 1천만원 어치를 사면 만기때 세금공제 후 순이자로 477만2천원을 받게 된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또 매입고객에 대해 주주와 동일하게 각종 수수료를 할인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후순위채 인기 절정=그동안 은행이 파는 후순위채마다 순식간에 동나는 인기를 누렸다.

주택은행이 지난 7일부터 실효수익률 연 9.0%짜리의 후순위채 1천억원 어치를 팔기 시작, 나흘만인 10일 매진된 게 대표적인 케이스.

이 때문에 후순위채 발행이 봇물을 이뤄 올들어 은행들이 국내외에서 발행한 후순위채 규모는 총 3조9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름과 달리 안전=후순위채는 '후(後)'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비교적 안전하다. 은행이 파산할 경우 상환순위가 가장 늦은 채권이란 뜻에서 후순위채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은행이 파산하는 경우를 생각키 어렵고, 합병이나 감자 등과는 무관하게 권리가 유지되며, 설사 파산하더라도 주주보다는 먼저 보호받으므로 실제로 그다지 불안전한 상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객은 금리와 분리과세 이중혜택=비교적 높은 금리와 분리과세라는 이중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요즘 정기예금 금리가 3개월짜리 6.8%, 6개월짜리 7.3%, 1년짜리 7.8% 등인 것을 감안하면 연 9%를 넘는 실효수익률은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또 후순위채는 5년 이상 장기채권이어서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분리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중도해지가 불가능하지만 양수자가 있으면 양도할 수 있다.

▲은행엔 자본확충 효과=은행들이 후순위채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자본확충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상환기간이 5년 이상으로 장기여서 일정 한도까지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진다.

하나은행의 경우 이번 후순위채 판매에 성공할 경우 BIS비율이 0.7%포인트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부작용도 적잖아=고금리를 보장하므로 대외적으로 시장금리 하락을 제약하고 대내적으로 비용부담으로 작용해 경영건전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여름 보고서를 통해 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무분별하게 후순위채를 판매하고 있으며 각 은행의 위험수준이 발행금리에 정확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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