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접근-영.유아 설사

입력 2000-11-07 15:05:00

설사 한번 않고 크는 아이가 있을까? 위생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영유아의 설사는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병이다. 또 어른들은 잘 모르지만, 아기들은 설사를 자주 할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 음식물을 흡수하는 위장관 점막이 면역학적으로 성숙해 있지 않은 것.

말하자면 영유아 설사는 어른들의 설사와 크게 다르다. 대부분 부모들은 이것을 모르고 잘못 대응해 병을 키우는 우를 범한다. 굶기거나 미음만 먹이는 등 주먹구구식 치료를 하면 심각한 영양 장애는 물론,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설사를 하면 굶긴다?

보통 부모들은 아기가 설사를 하면 굶기고 물만 먹인다. 아니면 우유를 묽게 먹이거나 쌀미음만 먹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치료에 거의 도움이 안된다.

소아는 살이 찌고 키가 크는 '성장'과, 뒤집고 기고 두뇌가 성숙하는 '발달'의 두 축을 중심으로 해 자란다. 두뇌의 80%는 두살 이내에 성장을 완성한다. 이 시기에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 성장과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설사는 영양 장애를 일으킨다. 이때 장기간에 걸친 식이조절은 설사 회복은 물론 아기의 영양 상태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 만성 설사와 영양 부전의 악순환에 빠뜨릴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보름을 넘기는 만성 설사에는 주의를 요한다◇모유는 가장 좋은 설사 치료제

설사할 때는 소량이라도 자주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들에게는 몇 숟가락의 음식이라도 영양공급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유아 설사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특수 영양식은 모유이다. 모유를 먹는 영아는 설사를 하더라도 계속 먹이는게 좋다. 평소 보다 수유량을 늘려 먹이는 것도 권장된다.

알려진 것과 달리, 모유 때문에 설사가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모유는 지금까지 개발된 무유당 분유, 단백가수 분해물 등 어떤 특수 분유 보다도 설사기간에 꼭 필요한 영양식이다. 따라서 설사 등 질병이 생겼을 때도 충분히 수유해야 한다.◇지사제는 사용 금물

설사를 앓는 아기의 부모들은 불안.예민 해지기 마련이다. 갖은 노력에도 명확한 치료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사이에 아기의 체력은 점점 떨어지기 때문.

그래서 일단 설사를 중지시키고 보자는 마음에 지사제를 먹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설사 증상이 다소 호전되는 듯 보일 때도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한다. 설사 치료는 단순히 설사만 멈추게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기력과 체중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급성 설사 때 음식으로는 우유제품, 설탕이 많은 음식, 기름기 많은 음식, 콜라 사이다 등 탄산 음료, 찬 음식, 찬 음료는 피해야 한다. 그러나 적절한 맛을 내고 영양이 충분한 음식은 좋다. 푹 익히고 부드러운 종류의 쌀로 된 죽, 계란국, 떡국, 칼국수 국물, 스프, 감자, 식빵, 비스켓, 깨끗한 물 등은 권장할 만한 음식이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황진복원장(한영한마음연합소아과 pedg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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