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O양의 화려한(?)컴백

입력 2000-11-02 14:02:00

대구출신 소설가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 대한 유죄판결로 예술과 음란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지난해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와 이른바 'O양 비디오'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성과 관련된 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영국의 팝 평론가 리차드 해밀턴이 정의한 것처럼 "성(性)적인 것이 대중문화의 최고 아이템"이기 때문일 것이다. 성(性)은 인간의 심리적 욕구 가운데 가장 본능적인 것으로 그 직선적인 효과와 호기심으로 인해 대중을 사로잡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그 대상이 사회적으로 금기시 된 사적 행위를 할 경우 쾌락은 더욱 증가한다. 하물며 스타의 성행위라면…

'나도…'의 저자 서갑숙은 자신의 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TV에서 자취를 감췄고, 오현경은 '수치스럽다'며 미국으로 건너가서 '다시는 귀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 남짓. 서갑숙이 라디오 DJ로, 영화 '봉자'의 주인공으로, 더 나아가 '뼈 연적 18'이라는 누드 에세이집을 준비하며 더욱 화려하게 복귀했다. 또한 오현경은 팬클럽에 의해 자신의 새로운 이름까지 공모하며 '쉬리'의 강제규 감독의 권유로 돌아온다고 한다.

꽤 오래전 이야기지만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가 국내 모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여성연예인들이 다투어 사인을 해달라며 볼에 키스를 하고 양팔에 안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알리가 청한 악수와 키스공세를 단호히 거부했던 김혜자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안방극장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허준'의 예진아씨 황수정은 억대의 CF도 노출이 심하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새 드라마에서도 수영복 출연은 사양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의 상업성은 대단하여 이 두 사람만 출연시키면 '작품이 뜬다'라고 방송가에서는 말한다.

필자는 물론 서갑숙과 오현경을 사회적 이중 잣대에 의해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사회가 가지는 통념이라는게 있지 않는가.

단지 1년 여 만에 너무나 관대(?)해진 대중과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스타의 떳떳함(?)에 의해 성(性)이 대중문화의 주요 관심이 될까 두려운 것이다.

〈대경대 방송연예제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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