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은 김대중 쇼크 상태",박재규 통일부 장관

입력 2000-10-27 12:27:00

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26일 세종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최근 남북관계에 대한 항간의 비판적인 견해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박 장관은 우선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한사회에는 '김정일 쇼크'가 만연해 있다는 우려를 일각에서 제기해왔으나 그같은 우려는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 앉았다고 설명했다. 박장관은 남북회담 등에서 북측 관계자를 만나보면 겉으로 표출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북측에 '남측 쇼크' '김대중 쇼크'가 있는 것 처럼 보였다고 말했다.북한의 일반주민도 이러한 쇼크를 느끼고 있어 북한당국이 최근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의 속도조절론과 관련해 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문화예술공연 등 이벤트 사업은 많았지만 분야별 사업으로 봐서 큰 진척은 없었다고말했다. 즉 분위기상 속도가 빠르다고 느껴졌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으며 북.미,북.일관계가 이뤄지는 것을 보면 이제부터 시작단계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에 식량지원 등 북한에 너무 많이 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과거에 준 것에 비해 양은 많지만 적은 지원액수로 많은 양을 보내는 '지원 효율성'론을 펼쳤다.

박장관은 또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을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평화통일이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점과 잘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남북관계의 항구적 진전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일본이 품질 좋은 자국산쌀 50만t을 지원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앞으로 한꺼번에 많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장관은 이어 남북회담에서 북측에 질질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최근의 회담은 냉전시대의 회담과는 달리 실사구시적으로 의논하는 회담이라며 날짜,장소 등 형식적인 부분은 양보했지만 경의선 복원, 임진강 공동수방사업,군사 당국자회담 등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북측과의 회담은 의제와 회담 시간 등을 정해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해 앞으로 형식도 중시할 뜻임을 밝혔다.

이밖에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에 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적 시각에 대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에 주문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남북은 27일 오전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제2차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 명단 200명을 교환했다. 또 북측은 제2차 남북경제협력 실무자접촉 개최를 내달 8일부터 3박4일간 평양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해 왔다.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이날 오후 북측이 통보해온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 명단 200명을 언론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판문점 연락관은 명단 교환에 이어 접촉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날짜를 잡을 것"이라며 "내달말에는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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