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가을걷이가 좌절감만을 남긴 채 또 악몽으로 끝났다.새 천년 첫 우승의 꿈을 안고 희망차게 출발한 삼성은 2000시즌 내내 비틀거리며 우승 후보다운 자존심은 온데 간데 없었고 급기야는 플레이오프에서 라이벌 현대에 치욕의 4연패를 당했다.
삼성의 무기력한 모습에 팬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열성팬은 '삼성의 무성의한 경기자세는 팬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올 시즌 삼성의 몰락은 일견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우승후보다운 전력을 갖추지도 못한채 선수들의 이름값만 믿고 막연히 '헛 꿈'만 꾼 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투.타는 물론 코칭스태프의 지휘력 등 3박자가 모두 기대 이하였다. 경기력의 절반이라는 투수력에서 김진웅(15승), 김상진(12승), 노장진(11승) 등 3명이 10승 대열에 올랐지만 확실하게 연패를 끊을 수 있는 특 A급 투수로는 함량미달이다. 현대의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 같이 최소 15승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1,2선발감 2명이 더 없고서는 큰 경기에서 승부를 걸기에는 역부족이다.
타격에서도 이승엽, 김기태, 프랑코 등 당대 최고타자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스타군단의 명성이 무색하리 만큼 들쭉 날쭉이었다. 이승엽과 김기태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시즌 내내 헤맸고 김한수, 신동주 등도 잦은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했다. 김종훈, 김태균도 대안이 없어 주전으로 뛰었을 뿐 지난 시즌과 같은 매서운 맛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코칭스태의 용병술도 낙제점이었다. 투수교체는 매경기 한템포씩 늦어 경기흐름을 놓치기 일쑤였고 승부를 뒤집거나 의표를 찌르는 과감한 작전도 시즌 내내 찾아 볼 수 없었다.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서도 벤치의 능력으로 경기를 뒤집는 근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물간 선수들을 영입하는 프런트의 원칙없는 선수단 운영도 문제점. 18억원을 들여 영입한 김동수, 이강철마저 패전처리에 기용할 정도로 안목부재를 노출했고 임창용도 결정적인 시기에서 못 써먹었다. 수십억원을 들여 다른 구단의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막상 백업요원은 부족, 시즌 중 주전들이 부상을 당해 전력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다.
또 삼성에서 퇴출된 조계현이 두산에서는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롯데의 박석진 등 삼성에서 건너간 많은 선수들이 삼성에 부메랑으로 돌아았다.
삼성이 다은 시즌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선수 육성방안과 코칭스태프의 전면개편, 과감한 선수수혈이 절실하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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