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종사자, 무직자 등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나돌던 마약이 최근들어 부부 등 가족이 함께 복용하거나 주부들이 집단 투약하는 등 가정 안방까지 파고드는 추세를 보여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검경은 근본적인 공급루트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고 단순 투약범 검거에 치중, 마약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대구경찰청에 검거된 김모(37.달서구 도원동) 박모(37.여)씨 부부는 지난해말 "부부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김씨의 형(39.수배중)의 권유로 마약에 빠져들었다. 김씨는 지난 7일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돼 5개월간 복역을 하고 나온 다음날부터 또다시 부인과 함께 히로뽕을 상습적으로 투약해왔다.
특히 김씨의 형은 지난 5월 동생을 마약투약 혐의로 수사기관에 신고해 구속되게 한 후 동생 부인과 함께 자신의 별장 등을 돌며 환각상태에서 '섹스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또 김모(40)씨 등 가정주부 2명은 올해 3월 서구 비산동 ㅇ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자 3명에게 '살빼는 약'이란 얘기를 듣고 음료수에 섞어 히로뽕을 복용하기 시작, 9월까지 수십차례 투약하는 등 상습중독자로 변했다.
이들 주부는 남자들로부터 "히로뽕을 맞고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고 10여차례에 걸쳐 모두 3천만원을 뺏기고 경찰에 구속되는 등 몸과 마음을 망쳤다.
애인관계인 김모(30).이모(21.여)씨는 지난 1월 동성로 ㄱ록카페에서 히로뽕을 함께 투약한 채 춤을 추다 검찰에 적발됐다.
대구경찰청 마약계 관계자는 "마약은 한번 중독되면 인륜, 도덕 따위는 모두 잊어버릴 정도로 무섭다"며 "최근들어 마약판매책들이 값싼 중국 연변산 마약을 들여와 주부, 청소년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접근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대구에서 검경에 적발된 마약사범은 모두 182명(구속 152명)이었고, 지난해 전국적으로 1만589명이 검거되는 등 매년 20%씩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검경은 지난 21일 마약중간 판매책 2명을 구속했을 뿐, 지역의 공급조직 검거는 물론 판매루트에 대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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