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난개발, 대책은 없나?

입력 2000-10-23 12:06:00

21일 오후 대구시 동구 지묘동 팔공보성아파트앞 팔공산 관문도로.

골프연습장, 여관, 단란주점, 식당, 노래방 등 30개 안팎의 업소가 도로변과 주택가 골몰길을 따라 들어차 있었다.

덕곡동 파계사 진입로. 3~4년전만해도 허름한 식당 10여개 뿐이었으나 지금은 대형음식점, 카페, 노래방 등은 물론 식당촌까지 형성, 30여개 업소로 불어났다.

동화사 및 갓바위시설지구 입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현대식 시설을 갖춘 대형 식당, 노래방, 카페 등이 도로변을 점령했고 신축중인 건물도 눈에 띄었다.

팔공산 동화사, 갓바위, 파계사 주변과 순환도로 일대가 '난개발'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시가 팔공산 난개발을 막기위해 추진해온 집단시설지구 조성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순환도로 주변에 식당, 노래방, 숙박시설 등이 마구잡이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

시는 지난 84년 동화사, 파계사, 갓바위 등 3개지구 20여만평 부지에 집단시설지구를 조성, 팔공산 주변에 흩어져 있던 식당, 숙박업소 204개를 입주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동화사지구 122개 분양부지 가운데 58개업소, 파계사는 48개중 20개, 갓바위는 34개중 26개 등 104개소만이 입주, 나머지 절반은 빈터로 방치되고 있다.

동화사집단시설지구의 경우 1m이상 자란 잡초, 돌 등이 이들 빈터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일부는 족구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상인들은 "행정당국이 지구 활성화는 뒷전인 채 순환도로 주변에 식당 숙박업소 허가를 남발, 팔공산도 망가지고 지구 입주상인들도 존폐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실제 94년의 경우 팔공산 일대 식당, 숙박업소 등이 120개였으나 6년만에 239개로 배나 급증했다.

또 239개 업소중 시설지구내 업소 104개에 불과, 나머지는 시설지구 입구와 순환도로 주변에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무허가업소도 많아 지난해의 경우 7개 업소가 허가없이 영업하다 동구청에 적발됐고 올들어서만 무허가업소 10개가 문을 닫았다.

시설지구 상인들은 "대구시의 팔공산시설지구 조성책이 난개발을 막기 위한 것인 만큼 지구 활성화를 서둘러야 하고 반면에 시설지구를 제외한 지역에 대해선 허가제한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칠곡지역과는 달리 대구지역내 팔공산은 건축행위가 제한되는 자연녹지, 공원보호구역, 그린벨트 등이 대부분, 난개발이 불가능하다"며 "다만 시설지구밖 자연취락지구내 사유지에 대해선 사유재산권 보호차원에서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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