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접근-주름살 왜 생기나

입력 2000-10-17 14:13:00

인생의 계급장 주름살. 거울 앞에 설 때 마다 얼굴의 주름살이 하나 더 늘어나지는 않았는지, 주름이 더 깊어지지는 않았는지 유심히 살핀다. 중년 여성들은 거울에 비친 주름살을 보며 갑자기 늙었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주름살만 없으면 10년은 젊어 보일텐데"…

중년 여성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주름살 때문에 속앓이 하는 젊은 남성들도 많다. 미간의 주름살은 신경질적으로 비치고, 이마에 푹 패이면 젊은 나이에 '찌들었다'는 인상을 풍기기 때문.

주름살의 주범은 피부 노화. 피부의 제일 바깥 층인 표피 각질층의 두께는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아래에 있는 물질들은 양이 줄어 들거나 치밀성이 떨어진다. 그때문에 표피 각질층에 주름이 잡히는 것이다.

피부의 수분을 유지시켜 주는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은 25세 이후부터 생산량이 줄어 들어 피부 주름의 원인이 된다. 또 피부의 탄력을 유지시켜 주는 탄력 섬유가 노화에 의해 끊어지고 양이 줄면 피부 전체가 탄력성을 잃게 되면서 주름살이 잡히게 되는 것이다.

◇지구 중력도 중요한 작용

얼굴의 여러 가지 표정을 짓게 하는 표정근의 과도한 사용도 주름살을 만든다. 젊은 나이라도 인상을 자주 쓰면 미간에 주름이 잘 생기며, 눈웃음을 자주 지으면 눈가에 까마귀 발 모양의 주름선이 빨리 생기게 된다.

지구의 중력도 주름살을 만든다. 나이가 들면 안면의 지방이 줄고 얼굴의 조직과 피부에 붙어 있는 유지 인대가 약해진다. 그러면 중력에 의해 조직과 지방이 아래로 처지게 된다.

볼이 함몰되고 볼 아랫부위가 아래로 처져 입 가 주름이 깊어지고 이중턱이 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예방하려면?

자외선 노출도 주름살을 부른다. 오랫동안 맨 하늘에 노출돼 자외선을 쬐면 얼굴·손등·목뒤 등의 피부에 노화가 진행된다. 굵고 깊은 주름은 물론 잔주름도 많이 생긴다. 노인의 얼굴에 핀 저승꽃, 점, 주근깨, 기미 등도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로 생긴 것. 빛때문에 생겼다고 해서 광노화(photoaging)라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자외선 양이 많은 시간에는 야외 활동을 삼가야 한다. 외출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긴팔 옷을 입고, 우산을 쓰거나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것도 필요하다. 건강하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피부를 태우는 경우가 있지만, 되레 피부 노화만 촉진시키는 일일 뿐이다.◇제거는 어떻게?

주름살을 제거하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늘어진 얼굴 피부나 근육을 제거하고 과도한 지방을 제거하는 '주름 펴는 수술'이 그 중 하나. 처진 눈, 이중 턱, 깊어진 입가 주름을 올리는데 주로 사용된다. 검버섯·기미·주근깨 등 색소 침착에 의한 노화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타민C, 레티놀 등 항산화제를 피부에 침투시키는 전기영동법을 사용한다.

레이저를 이용한 피부 박피술은 노화된 피부 각질층을 제거하고 새로운 표피가 생기도록 하는 방법. 늙고 햇빛에 상한 피부를 젊고 깨끗한 피부를 만들어 준다. 표정근들을 국소적으로 펴 주는 보튤리눔 주사법, 피부조직의 구성 성분인 콜라젠과 히알루론산을 국소적으로 주입해 입가나 미간의 주름을 제거하는 방법도 최근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여러 방법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복합적으로 치료해야 효과적으로 주름을 제거할 수 있다. "무엇이 좋다더라"는 식의 소문에 현혹돼 한가지 방법만 무리하게 사용하다간 부작용을 맞을 수 있다. 조심할 일이다.

글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안기영교수(대구가톨릭대병원 주름살클리닉)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