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교수의 도전! 노화이기기(3)

입력 2000-10-03 14:00:00

비타민을 알면 건강과 장수가 보인다.비타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오래된 상식이다. 그런데도 요즘 다시 '비타민 건강법'이 건강 장수법의 새로운 주목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왜 그럴까? '유해산소'라는 것의 위험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비타민C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생긴 유해산소는 세포를 공격해 병들고 늙게 만든다. 암·심장병·동맥경화·당뇨병 등의 발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몇가지 비타민이 이 유해산소를 청소해 준다.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것. 이런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때문에 화학상과 평화상 등 노벨상을 두번이나 받은 라이누스 폴링 박사는 비타민C를 충분히 먹는 것만도 감기 예방·회복은 물론, 암 예방에까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비타민C에는 여러가지 생리적 기능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항산화 역할이다. 자신이 산화됨으로써 다른 물질의 산화를 막아 세포 노화와 암을 예방해 주는 것이다.

◇얼마나 먹을까?

하지만 비타민C의 역할은 이것만이 아니다. 피부 결합조직인 콜라겐 합성, 스트레스 해소에 필요한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 면역력 증강, 콜레스테롤 낮추기 등도 중요한 역할이다. 또 이것이 부족해지면 신체가 허약해지고, 피부 잇몸 구강점막 등에 출혈이 생기는 괴혈병이 생길 수도 있다.

우리의 식단은 영양은 풍부하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흡연, 과음은 비타민을 부족하게 만든다.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고 항산화 비타민을 보충하면 활력을 찾고 노화를 늦출 수 있다.

그러면 비타민C는 얼마나 먹는게 좋을까? 비타민C 부족증을 예방하기 위한 하루 최소 권장량은 50~60mg이다. 그러나 섭취에 상한선은 없다. 물에 녹는 물질이어서 너무 많이 먹게 되더라도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과잉의 부작용은 없다.

노화 예방을 위해서라면 하루 10g정도 섭취하라고 권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렇게 먹어야 좋다!

대부분의 생물은 스스로 비타민C를 합성해 내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사람만은 이 재주가 없어 체내 합성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음식 중에서는 과일·야채·시금치·딸기·토마토·녹차 같은 것에 많이 들어 있다. 또 열이나 빛에 약해 조리 과정에서 기능이 없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는 것보다 틈나는 대로 자주 먹어 항상 몸 속에 적정 농도의 비타민C가 남아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빈 속에 보다는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기서 잠깐 살필 것은 비타민P(바이오 플라보노이드). 함께 존재해 동시에 흡수되면서 비타민C를 보조하고 보호하는 물질이다. 식물의 꽃·잎·줄기 등에 밝은 색깔을 내는 물질로, 세포 노화 예방 효과가 있다. 마늘·양파에 있는 비타민P는 항암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A도 암 예방제

비타민C와 마찬가지로 비타민A도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다. 또 폐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등 몇가지 암에 대해서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비타민A는 그 외에도 피부 보호, 면역력 증강에 꼭 필요하다. 연골 형성에 관여해 튼튼한 뼈와 치아도 만들어 준다.

비타민A는 엽록소와 카로테노이드를 함유한 녹황색 야채, 버터·계란·우유·생선·간유 등에 많다. 음식물 형태로 섭취된 비타민A는 간이나 장 점막에서 활성형 비타민A로 변한다.

비타민C 보다는 더 충분히 음식물로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과다 복용하면 복통, 간 독성, 오심, 구토, 탈모, 가려움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루 권장량은 70㎍(마이크로그램).

◇항노화 파트너 비타민E

수용성인 비타민C가 몸 속 수분이 있는 곳에서 유해산소를 제거한다면, 지용성인 비타민E는 지방질이 있는 곳에서 산화·부패되지 않도록 지방을 보호해 준다. 또 혈액 속에 있는 나쁜 콜레스테롤(저밀도 콜레스테롤)이 산화·부패되는 것도 막아 줘, 이를 이용하면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E는 콩, 정제하지 않은 곡류, 계란·우유·감자 등에 들어 있다. 하루 권장량은10mg.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연이 필요하다.

당뇨,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는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된다. 3일에 1알(200IU 또는 400IU) 정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계명의대 가정의학과 -dhkim@dsmc.or.kr

---비타민 이야기

예언가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천문학자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 그가 명성을 떨친 것은 페스트를 물리치면서부터였다. 그는 맑은 공기와 맑은 물 등 위생을 강조했고 시체를 태워 버렸다. 그런 뒤엔 비타민C가 주성분인 알약을 환자에게 먹여 페스트를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비타민은 비타민이라고 불리기 전부터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어떤 물질"이라고 알려졌었다. 18세기부터 감귤을 첨가해 음식을 먹으면 괴혈병을 방지할 수 있음이 알려졌고, 19세기에는 각기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백미를 현미로 대체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비타민의 존재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20세기 초였다. 1906년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테릭 홉긴스는 음식물은 단백질·탄수화물·지방·무기질·물 이외에 필요한 보조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 후 1911년 폴란드 화학자 카시미르 풍크는 현미에 포함된 각기병 예방 물질이 유기화합물 아민(amine)임을 밝혀냈다. 그는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아민(vital amine)이라는 뜻으로 '비타민'(vitamine)이라 이름 붙였다.

최근에는 비타민의 효능이 더 많이 알려지면서 단순한 영양보조제를 넘어 중요한 건강 물질로 부상했다. 암 등 갖가지 질병과 노화의 원인이 되는 '유해산소'의 생성과 작용을 막아 줌으로써 세포를 건강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 그래서 나온 것이 '비타민 건강법'이다. 노벨상 수상자 라이누스 폴링 박사가 주창한 '비타민C 메가도스 건강법'에서 유래했다.

비타민 과다 복용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비타민이 고혈압과 동맥경화, 심장발작, 암 등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세계적인 의학전문지를 통해 속속 발표되고 있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