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속에서도 각 자치단체 마다 소모성 축제소리가 요란하다.
특히 IMF사태로 한동안 줄었던 자치단체들의 축제 예산이 다시 늘면서, 사실상 하나의 문화생활권인 대구시와 각 구.군청이 축제 경쟁을 벌여 예산을 이중 낭비하고 있다. 축제의 내용과 진행 또한 시민과 따로 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민의 신명을 이끌어내는 '특색있는 축제'로 바꾸고, 크고 작은 소모성 행사를 통폐합하는 '축제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1일 막을 내린 제 19회 달구벌축제는 지난해보다 2억5천만원을 늘린 6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45개 행사를 치렀지만 시민의 관심과 참여는 저조했다.
이는 행사 대부분이 대구의 문화 전통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있고, 많은 예산을 대중가수 초청공연 등의 소모성 행사와 전시적이벤트에 쏟아붓는 바람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한 시민은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개장 축하공연과 소싸움이 그런대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을 뿐, 해가 갈수록 그 행사가 그 행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1일 두류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시민화합줄다리기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열린다고 팜플렛에 적혀 있어 갔더니 오후 1시 반쯤에 끝났더라"며 진행도 제멋대로라고 불평했다.
6일부터 나흘간 1억2천만원을 들여 '팔공고려문화제전'을 계획하고 있는 동구청은 왕건과 견훤군간의 전투장면 출연자의 연습비, 출연료 등을 전체 예산의 50% 이상으로 배정,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축제'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또 나머지는 락페스티벌, 인기가수 초청공연 등 일회성 행사에 치중, 대다수 주민들의 축제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IMF사태로 3년간 축제를 중단했던 달성군은 1억여원의 예산으로 7일부터 사흘간 '달성군민의 날' 행사를 열어 체육대회에 7천여만 원을 들이고 나머지는 충효예술제, 사직제 등에 쓰기로 했다.
수성구청은 1천500백만원을 들여 오는 12일 '가을밤 음악회'를 열 계획인데, 예산 대부분이 유명 가수와 사회자, 연주자 등의 출연료다.
다른 구청들 역시 '여름음악회' '가을 음악회' 등 계절에 따라 소규모 축제를 경쟁하듯 열고 있는데, 인기가수 등을 초청하는 소모성 행사 일색.
김미란(28.여.남구 대명동)씨는 "같은 생활권인 대구시내에서 아무런 차별성도 없는 축제를 제각각 개최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구청 공무원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인기가수나 설치는 축제들은 단체장의 선심 행정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면서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특색있는 소규모 축제를 여러곳에서 열면 경비절감은 물론, 시민들과 함께 하는 건전한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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