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우리 민간에서 길조로 대접 받던 까치가 수확기의 농작물을 해치는 대표적인 유해조수로 치부 되면서 총탄세례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경북북부지역에는 까치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사과 등 과일류가 농가의 주소득원이여서 농민들은 까치 퇴치에 풍년 농사의 성패를 걸고 있어 까치의 수난도 그만큼 크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안동시에 잇따라 접수되고 있는 농가의 유해조수 구제 지원과 포획허가신청에서 그 대상은 멧돼지나 멧비둘기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까치가 단연 1순위다.
먹이감이 많아 서식밀도가 전국 평균치 보다 2배나 높은데다 평지나 야산의 과수원지대에는 다른 조수의 개체수를 훨씬 넘고 일정한 영역을 두고 작물을 집중적으로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에 따르면 까치가 워낙 영악해 허수아비나 그물망을 유유히 피해 과원 곳곳을 옮겨다니며 과일을 쪼아 수확량의 10% 이상을 상품으로 쓸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것.
과수농가들은 자구책으로 공기총을 마련해 구제에 나서고 있는데 하루종일 까치잡이에만 전념하면 20∼30마리는 어렵잖게 잡는다는 것이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경우는 행정기관을 통해 대한수렵관리협회 경북지부 유해조수 기동구제반에 지원을 요청해 이달 중순부터 까치잡이를 대행하고 있다.
시·군지역별로 300여명의 협회 회원엽사들이 동원돼 농작물 수확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중순까지 계속되는 이번 구제활동 기간에는 5천마리 이상의 까치가 포획될 전망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봄 한전 경북지사와 대구지사가 까치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요청한 구제작전에서 4천여마리를 포획한 실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구제기간도 길고 농가의 지원요청도 쇄도해 그이상 포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동물학대행위'또는 '인위적인 생태계파괴'라는 논란도 있지만 유해조수로 한번 낙인 찍인 까치의 운명은 사냥탄 포화를 받는 신세를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안동·鄭敬久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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