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던 제2차 금강산 남북 적십자 회담이 회담 막바지에 와서 삐걱대고 있다.
이산가족 추가상봉과 면회소 설치,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 문제를 놓고 일괄 타결을 주장하면서 서두르고 있는 남측과 달리 북측이 이런저런 이유로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22일까지로 예정됐던 적십자 회담은 일정을 하루연장하면서 까지 줄다리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첫날 공식회담에서 잘될 것이라고 하던 양측 수석 대표들이 21일에는 협상타결을 놓고 입씨름까지 벌이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4개항의 주요의제에 대해 양측은 한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남북은 21일 대표접촉과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잇달아 갖고 10월과 11월 중순 추가 상봉문제와 연내 생사확인 문제를 절충했지만 북측은 내부사정을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22일에도 북측은 평양으로부터의 훈령을 기다리면서 남측 대표단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산가족 추가교환 방문과 관련해 남측은 이산가족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 추위가 오기전 10월과 11월 중순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측은 내부사정을 감안 일정을 늦추자고 하고 있다.
이 경우 추가상봉은 11월에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또 이산가족 생사확인 문제를 연내에 매듭짓자는 남측의 제의에도 북측은 자신들의 내부사정을 이유로 단계적으로 하자고 하고 있고 생사가 확인된 가족들의 서신교환 문제에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상봉과 생사확인 문제는 남북 양측의 합의서 초안을 절충할 경우 결국 합의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지만 문제는 면회소 설치문제다. 판문점안을 고수하고 있는 남측에 북측은 금강산 설치안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회담에서 판문점 설치장소와 시기문제가 매듭지어지지 못할 경우 3차회담의 과제로 넘어갈 가능성도 짙다.
이처럼 회담이 난항을 겪으면서 양측 최대의 민감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는 원칙적인 거론조차도 어려운 지경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회담이 벌어지고 있는 금강산 호텔은 북측의 전력사정이 감안된 듯 형광등을 두개중 하나만 켜거나 가끔 정전사태도 빚어지는 바람에 낮에도 어두침침한 상태에서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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