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취소-직권파산 막기 고육책

입력 2000-09-22 14:46:00

화의 중인 (주)보성과 보성건설은 채무를 연기하는 등 화의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법원으로부터 화의취소를 당할 위기에 놓이자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보성은 지난 98년 7월 화의인가 이후 재기를 모색했으나 추가 자금지원이 끊겨진 상태에다 경기침체로 부동산 매각 부진, 영업수입 악화 등으로 상거래 채무를 제때 갚지 못할 만큼 경영이 악화됐다.

최근 들어선 최소한의 운영자금 조차 마련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특히 사주 김상구 회장이 지난 3월부터 뇌경색으로 현재까지 병원치료를 받고 있어 경영활동이 불가능해 6개월여 동안 경영공백 상태를 보였다.

뭣보다 보성이 법정관리 신청을 할 수밖에 없게된 것은 법원이 화의취소를 거쳐 직권파산할 공산이 커졌기 때문.

대구지법은 지난 7월 보성이 3년째 공사를 중단한 효목주공재건축조합이 보성의 화의취소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 금융감독원의 경영정상화 실적 평가에서 보성이 최하위 등급(E)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화의취소를 심각히 검토하고 있었다.

보성은 경영악화로 지난 6월말까지 변제해야할 일반상거래채무 1천300억원(채무자 850명)을 지난해말 60% 정도 변제한 상태에서 변제기간을 연장 요청했다.

게다가 최근 화의취소 신청을 낸 서울지역 채권자들의 채무는 전혀 갚지 못할 정도였다.

또 금융기관채무도 변제할 능력이 없는 상태다. 모두 4천800억원의 채무에 대해 2003년 7월까지 원금을 갚고 내년부터 이자를 물어야 하나 보성의 자금사정 형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성은 화의 이후 지금까지 16개 아파트 현장 가운데 8개 현장의 공사를 끝내고 계약자를 입주시켰다.

그러나 보성스파월드, 경북컨트리클럽, 본사 사옥, 사업부지 등 모두 900억원대의 부동산 매각 계획이 경기침체로 전혀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보성 이누환 감사는 "화의진행 상태에서도 경영실적이 부진하고 각종 민원으로 경영 안팎 환경이 악화돼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며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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