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노사갈등 재연 조짐

입력 2000-09-22 00:00:00

조폐창 통·폐합 등 구조조정 문제로 최근 수년동안 심각한 노사갈등을 빚었던 한국 조폐공사가 현재 경산창의 비화폐 인쇄부문과 폐쇄키로 한 옥천창 생산시설 부여창 이전 등을 놓고 또다시 노사 갈등 재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10시 조폐공사 노조의 전체 70%(노조원 780명)를 차지하는 경산창과 부여창, 본사 등 3개 지부 1천100여명의 노조원들은 각기 '합의서 이행쟁취를 위한 투쟁 선포식'을 갖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폐공사 경산창 노조(지부장 안인호)에 따르면 지난해 노사합의에 따라 비화폐 인쇄부문(수표·우표·복권) 공장증축을 중장기 계획에 반영, 비화폐 인쇄부문 신규투자를 부여창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했다는 것.

이에 따라 노조는 조폐창 통·폐합안에 따라 폐쇄방침을 세운 기존 옥천창의 비화폐 인쇄시설과 업무를 부여창으로 이관하고 경산창의 비화폐 인쇄부문 시설도 부여창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모든 비화폐 부문을 제지공장인 부여창으로 옮겨야 비화폐부문 사업의 활성화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부여창의 분리축소, 민영화도 막을 있다는 것.

그러나 조폐공사측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경산창으로 옮겨온 비화폐 인쇄시설의 부여창으로의 재이전 문제는 합의한 적 없고 이전 비용만도 64억원이 소요돼 사실상 이전은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또 조폐공사는 현재 고액권지폐, 전자화폐 등이 생겨나고 날로 인쇄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서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비화폐부문의 부여창으로의 재이전은 부여창과 경산창의 동반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인호(41) 노조위원장은"지난해 조폐창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으로 노조원들의 설 자리가 줄어든 가운데 또다시 부여창을 도태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 경우 앞으로 조폐공사는 소규모 인쇄공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산·金成祐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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