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환경스페셜 '수초가 사라진다'

입력 2000-09-20 14:08:00

생태계의 젖줄인 수초. 수초는 공들여 가꾸지 않아도 된다. 그 자리만 빼앗기지 않으면 물과 흙만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간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수초는 200여종. 그러나 농약 오염과 무분별한 개발로 생명의 모태 수초가 사라지고 있다.KBS 1TV는 20일 밤 10시 '환경스페셜' 시간에 '수초가 사라진다'를 방송한다.

수초를 정비한다는 이름으로 개울, 논두렁 등이 콘크리트 제방으로 바뀌었다. 자연생태계의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수초를 인간은 무시해 버린 것.

경기도 여주 양섬일대는 백로 서식지. 겨울철이면 수만마리의 철새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하지만 올 겨울부터는 이같은 장관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늪지 주변 수초가 자라고 있는 흙과 모래더미가 파헤쳐지고 있다. 자연 늪지는 매립되어 논과 택지로 바뀌고 있다.

경남 합천 박실지는 지난 1964년 백로의 도래지로 지정됐으나 그 수가 감소돼 74년 해제된 지역. 이곳 늪지에선 50여종 이상의 수초가 자라는 것이 목격됐으나 인간의 계산된 이익추구 앞에 수초는 차츰 설자리를 잃고 있다.

수초의 생명력은 수질정화에서 그 빛을 발한다. 육군 오뚜기부대에서 배출하는 생활하수는 5급수에도 못미치는 오염된 물이다.

이 물을 정화하기 위해 갈대 습지를 조성한 결과 이를 통과한 물은 1급수로 변했다. 놀랄만한 수초의 정화능력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알아 본다.

팔당의 인공수초섬은 수초가 있음으로 해서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동물성 플랑크톤이 급증한 반면 수질오염을 가져오는 녹조류, 식물성 플랑크톤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은 수초의 정화능력을 인정해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이바라키현 치치우라시는 오염된 강물을 끌어올려 수초밭을 통과시킨 후 가스미가우라 호수로 유입시키는 방법으로 질소 20~40%, 부유물질 70%의 제거율을 보이고 있다.

이 곳은 단지 수질 정화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식물을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생태공원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鄭昌龍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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