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이라크가 쿠웨이트 및 사우디를 "미국과 이스라엘에 영혼을 팔아 넘긴 반역자들"이라고 비난하면서 고조되기 시작한 걸프지역의 긴장은, 지난 14일에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석유 도둑질"을 맹비난한 이후 악화됐다. 쿠웨이트가 이라크 영토 내의 유전에서 하루 30만 배럴씩 석유를 도둑 채굴하고 있다는 것. 이라크는 이와 함께 전투기를 쿠웨이트와 사우디 영공에 침범시키기도 했다.
◇왜 이럴까? = 이라크가 이번에 내건 구실은 10년전 쿠웨이트가 했던 트집잡기와 꼭같은 것이다. 왜 이럴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하고 있으며, 석유시장의 동요와 관련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년 넘게 혹독한 유엔 제재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크로서는 제재 해제가 가장 큰 당면 과제. 따라서 미 대선에 앞서 걸프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제재 부당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국제 유가가 극히 불안한 상황을 이용, 걸프지역 긴장 부채질을 통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을 골탕 먹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엔 제재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쟁 다시 날까? = 이라크가 또다시 쿠웨이트를 무력침공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군사적 열세가 뚜렷하기 때문.
그러나 이라크의 의도와 관계 없이, 이 지역의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난전이 가열되다 보면 이라크가 자국 내 쿠르드족을 공격하거나 서방 항공기 등을 공격할 가능성이 없잖다는 것.
또 미국이 먼저 선제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이라크의 주변국가 위협으로 유가가 덩달아 춤출 경우 이럴 수 있다는 것.
◇10월 행동설 =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국제사회가 10월께 이라크의 주변국가에 대한 위협을 끝내기 위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10월을 기다려 보라. 그러면 일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시장 교란 가능성 = 군사적 충돌까지는 가지 않는다 해도, 이라크가 일방적으로 석유수출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국제 석유시장을 일대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총 대신 석유를 무기로 삼는 것.
이라크는 현재 하루 300만 배럴 가량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파이프 라인을 통해 유럽으로 들어간다. 만일 이라크가 그 수출을 중단하면 유럽국가들은 엄청난 충격과 파동을 겪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하루 300만 배럴을 대신 공급할 수 있는 산유국은 사우디 뿐이지만, 사우디는 배를 통해 수송해야 하고, 지금으로서는 50~60척에 달하는 유조선을 동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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