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유가 대응책 안나와

입력 2000-09-13 12:03:00

국제 유가 급상승과 원화가치 강세로 경제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으나 지역 각 경제관련단체 및 연구기관들은 이들 악재가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 분석조차 내놓지 못하는 등 손을 놓고 있어 가뜩이나 세계 정세에 어두운 지역 기업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유가비상 속에서도 자동차 중·대형 판매가 늘어나는 등 일반 시민들의 고유가 인식도는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같으면 가을 성수기를 맞는 섬유의 경우 중동 특수가 사라진데다 유가인상에 따른 원자재비 상승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으나 현 실정과 기업들의 대처 방안을 제시해주는 기관·단체가 전혀 없다.

노조 설립 문제로 지난 6월말부터 파행 운영을 거듭해온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지난달 문인곤 신임 원장이 취임한 이후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으나 노조와 정우영 이사장간의 불신이 증폭, 최근 노조가 정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로 확대되면서 일손을 놓고 있다.

섬유업체들에게 최신 정보 및 세계 시장 동향을 제공하고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밀라노프로젝트 핵 심기관이지만 내부 문제로 인해 유가·환율 등과 관련된 최신 정보 제공에는 신경을 못쓰고 있다.

섬유단체 관계자는 "섬유개발연구원이 방향타를 상실했다"며 "대구시와 산업자원부가 적극 개입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 대구상공회의소 등도 지역 업체들에 대한 방향 제시를 못하기는 마찬가지. 유가 및 환율 변동이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고 업계의 어려움을 대정부 건의 등을 통해 반영해야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

한편 중형차 판매량은 8월에 2만4천481대로 지난해 8월(1만6천971대)보다 44.3%나 증가했다. 올 1~8월의 중형차 판매량도 15만6천5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5천20대)보다 25.2% 늘어났다. 대형차의 경우 8월에 지난해 동기보다 30.5% 증가한 6천474대가 팔렸으며 1~8월 판매량 또한 5만2천17대로 지난해 동기(3만6천476대)에 비해 42.6% 증가했다.

崔正岩 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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