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정상회의 이틀째 회의가 한국시간 8일 오전 종료됐다. 이런 가운데 각국 정상은 본회의와는 별도로 각자의 이해관계에 양자 회담을 분주하게 벌였으며, 안보리 이사국 정상회담도 개최됐다. 정상회의는 한국시간 9일 오전까지 최종일 일정을 모두 마칠 예정이다.
현지시간 7일 오전 시작된 이틀째 전체 회의에서는 모리 일본총리 등 70개국 정상들이 연설했다. 특히 19번째 연사로 나선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특유의 제스처와 장광설로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등단, 총회장 분위기를 압도했다.8시간 넘게 쉬지 않고 연설을 이어가는 것이 특기인 카스트로는 이날 연설 시간이 5분으로 제한된 것을 의식, 등단하자마자 흰 손수건을 꺼내 제한시간 초과를 알리는 경고등을 덮어 버림으로써 각국 정상들로부터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나 그는 5분만에 연설을 끝내고 손수건을 챙겨들고 여유만만하게 연단을 내려가 박수와 함께 또 한번의 폭소를 유발했다.
하지만 제3세계 대변자를 자처해 온 그의 설득력 넘치는 연설에 청중 모두가 숨죽여 귀를 기울였으며, 정상회의 공동의장인 나미비아 대통령은 그의 메시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카스트로는 30여개 부유국들이 빈곤국가의 희생을 딛고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 열변을 토했다.
부와 지식 분배의 불평등이 바로 지구촌 갈등의 핵심이라고 지적한 그는, "후진국들의 저개발과 빈곤은 제국주의 열강의 정복과 식민지화.약탈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부유국들은 몇세기에 걸쳐 후진국들에게 끼친 손실을 보상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카스트로는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눔으로써 "기념할만한 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대화는 클린턴이 먼저 접근해 이뤄졌으나 별 내용은 없었다고 백악관측이 밝혔다. 양국 정상이 만난 것은 사상 처음이며, 카스트로는 1960년에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까지 찾아 갔으나 골프장에 가버려 닉슨 부통령과 회담해야 했었다.
한편 15개 안보리 이사국 정상들은 한국시간 8일 새벽 4시쯤부터 별도의 회의를 갖고 유엔의 평화유지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위한 결의안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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