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간 합병·통합 불가피

입력 2000-09-04 00:00:00

자동차 부품시장의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부품업체의 대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중소기업 범위기준 개편이 이를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30일 입법예고된 중소기업 범위 개편안에 따르면 종업원 300명이하, 자산총액 80억원 이하 업체만 중소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 종업원 1천명 이하, 자산총액 800억원 이하 업체까지 중소기업 인정을 받던 것에 비해 그 범위가 훨씬 축소된 것.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기존 제도에서는 우리나라 1차 부품업체의 95% 이상이 중소기업이었고 4.6%인 54개 업체만이 대기업이었지만 제도 개편으로 11.3%인 132개 업체가 대기업 기준을 적용받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종전에는 한국델파이와 발레오만도시스템즈코리아 등 2~3개 업체만이 대기업으로 분류됐으나 앞으로는 동해전장, 삼익공업, 평화산업, 화신 등 26개사가 대기업 기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제도 개편은 각종 혜택에서 제외되는 중소기업 해제 업체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도 예상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업체간 합병을 촉진시킬 것으로 대구상의측은 전망했다.

지금까지 지역의 일부 업체들은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나지 않기위해 기업을 분할하거나 증자·고용 확대 등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범위가 축소되고 외국계 거대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면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고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도 개편속에서도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소규모 업체들은 오히려 현상유지에 급급,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에 소극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제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이므로 타 업종과 같은 기준을 적용, 중소기업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자동차 부품산업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을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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