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주문화엑스포에 기대 한다

입력 2000-08-31 00:00:00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0'이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서 내일(9월 1일) 오전 개막된다. '새 천년의 숨결'을 주제로 11월 10일까지 71일간 경주 보문관광단지의 행사장과 시내 일원에서 열리는 이 문화축제는 '산업'에서 '문화'로 패러다임을 바꿔 새 밀레니엄을 여는 지구촌 유일의 문화박람회다.

'만남과 아우름(會通·圓融)'을 부제로 한 이번 두번째 엑스포는 2년 첫 행사의 '새 천년의 미소'라는 주제와는 달리 '숨결'이란 동적인 이미지를 부여, 심호흡 끝에 태동하는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을 지향하고 있다. 상생(相生)의 '만남'과 개방적·상호주의적이며 너그러움이 깃들인 '아우름'이 핵심 키워드인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주제와 부제에 부응하는 문화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추진 과정에 얼마나 치밀하고 세심한 노력이 따르느냐가 관건이며, 주최측과 지역민은 물론 범국민적인 관심이 담보돼야만 할 것이다. 우선 불교문화의 보고인 경주를 통해 우리 문화의 세계화와 고부가가치의 관광자원화를 겨냥하는 다각적인 시도가 성과와 연결돼야만 한다. 경북도가 주최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행사를 뛰어넘어 이름에 상응하는 국제 규모의 문화박람회로 자리매김하는 디딤돌도 다시 한번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

60개국 1만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가할 예정인 이번 행사에는 최첨단 과학기술과 문화의 접목을 시도, K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최대 규모로 마련한 가상현실 기법의 사이버영상관 구축 등은 주목된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문화산업의 새로운 발전 토대와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첫 행사 이후 주최측은 휴식공간·냉방시설 등 편의시설들을 보강하고, 환경친화적인 행사공간을 만드는 데 힘썼으며, 기간도 10일이나 늘렸다. 관람객은 지난번보다 100만명을 낮춘 200만명으로 잡았지만, 외국인 유치 목표도 10만명으로 올려 다양한 유치작전을 펴 왔다.

그러나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도 적지 않다. 행사 진행 과정에서 계속 미비점 보완하고, 관광 진흥을 위한 소프트웨어개발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경주에 국제시장을 향한 문화 인프라가 구축되고, 이 고도가 세계 속의 문화도시로 거듭나면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력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주최측은 아직 미비한 점들은 차근차근 보완하면서 '담장 없는 박물관'인 경주의 고유성을 최대한 살려 특성이 뚜렷한 '지구촌의 축제'로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관광자원화의 지름길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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