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마저 부도난 대구경제의 앞날

입력 2000-08-29 12:13:00

(주)우방이 28일 부도를 내자 시민들은 '대구의 마지막 남은 기업마저 무너지다니…'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3류 소비도시로의 전락'과 지역경제의 앞날을 크게 우려했다.

특히 시민들은 IMF한파속에 마지막 남은 대구의 대표적 기업이 무너진 데 대해 이제까지의 부도사태 보다 더 충격을 받은 표정이며,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된 입주계약자와 1천여 협력업체들은 넋을 잃고 경영부실 에 대한 비난과 책임소재를 거론하고 있다.

주택건설업자 최모(43.수성구 만촌동)씨는 "우방부도로 시민들이 엄청난 정신적,물질적 고통을 떠안 게 됐다. 차라리 IMF초기때 문을 닫았더라면 시민고통도 다소 줄일수 있었을텐데"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경 영자의 지나친 경영권 집착이 화를 불렀다"며 "지역 대표기업인 우방이 무너짐에 따라 지역경제의 한축을 담 당해온 주택건설업계의 영광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허탈해했다.

회사원 김명용(33.서구 비산동)씨는 "광명,청구,우방으로 이어진 전국적 대표기업의 연쇄도산으로 지 역경제는 마침내 깊은 불황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대구경제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분양 아파트 부지를 담보로 잡혀놓고 이를 해제해주지않아 입주자들에게 재산피해를 입힌 사실에 대해 건설업체의 부도덕한 관행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달성군청 공무원 박경하(44)씨는 "입주민들의 막대한 피해를 생각하면 공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다사읍 서재우방아파트를 비롯해 상당수 우방 입주자들이 분양금을 다 내고도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는 현 실을 볼 때 선의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방 입주자 정태선(38.여.서구 비산동)씨는 "우방이 아파트부지를 담보로 저당권을 설정한 바람에 입주한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등기이전을 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며 "우리 아파트 등기는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함께 상당수 시민들은 지역경제 회생과 입주민 피해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의 결 단을 요구했다.

은행원 박성진(32)씨는 "대구를 대표할 기업이 전무한 현실에 비춰 우방 문제는 채권단의 단순한 손익계 산 경제논리로 풀어서는 안된다"면서 "많은 하청업체와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이라는 보다 큰 공익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해결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상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우선 우방여파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된 입주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경제계와 대구시,학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비상 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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