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개봉되는 '공동경비구역 JSA'는 지난 14일 영상물등급위원회(등급위)로부터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화에 매겨지는 성인영화 등급. 그러나 지난 21일 시사회에서 본 영화는 머리에 총을 맞는 한 장면 외에는 폭력수치가 높지 않은 편. 오히려 남북 병사들의 따뜻한 우정이 오랜만에 가슴 뭉클하게 감동을 주었다. 선정적인 장면은 전무하다.
그런데도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이유가 뭘까?
영화사 관계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 북한군 병사를 미화시켰다는 것이 가장 그럴듯한 이유다. 북한군 병사가 지뢰 밟은 남한군 병사를 구해주고, 월북을 종용하는 '삐라'를 본 남한 병사가 북한군 초소를 찾아가는 장면이 있지만 우회적으로 그려,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다.
그래서 남북의 화해 분위기에서 영화만큼은 싸늘한 '냉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와 함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등급기준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12세 관람가'를 받은 '비천무'는 칼날에 몸이 갈라지고 머리가 잘리는 등 잔인한 장면이 많았다. '15세 관람가'의 '글래디에이터'는 검투 장면이 끔찍할 정도. 이들 상업영화에 비하면 '공동경비구역JSA'는 상당히 점잖은 휴머니즘 영화다.
얼마 전 개봉된 '행복한 장의사'의 경우 전라도 욕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18세 관람가' 등급을 매겨 등급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18세 관람가 경계선이 애매 모호하다'란 주제로 열린 넷츠고 여론광장에는 연일 등급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lya04는 "영화에서 만이라도 남북의 인간적인 만남을 볼 수 있다면 통일에 더욱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등급위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umhwahwa는 "등급이 제대로 매겨지지 않는 것도 한심하지만 그런 상태에서 통일을 얘기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고, zzz는 "아직 70년대 사고로 영화를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의 성인들을 외국의 15세 정도로 밖에 보지 않는 작태"라고 분개했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사는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해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것. 관계자는 오는 9월 1일 재심을 신청해 결과를 본 후 다시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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