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경제 특구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약 400개. 성공·실패 사례, 진출 때의 유의 사항, 미래의 투자 전망 등을 알아본다.
◇진출 기업=선전(深土川)에 절반인 200여개가 진출해 있다. 삼성SDI, 광성전자 등이 대표적 기업. 그 배후 도시인 둥관과 후이저우(惠州)에도 삼성전기, 웰코, LG전자, 금호고속 등 100여개 사가 있다.
주하이(珠海)에 있는 기업은 선경매그네틱, 세모, 창바오화학이 전부. 산터우(汕頭) 역시 선경글로벌, 한화종합화학, 대우 등 몇개만 자리 잡았다. 그외 샤먼(厦門)에도 노스폴, 현대종합상사, 수산기계설비, 한진해운, 풍산금속, 일양약품 등 14개사가 있으나, 하이난(海南)에는 마지막 기업이 지난달 철수해 지금은 하나도 없는 상태.
◇성공한 기업=삼성SDI, 경인전자, 금호고속, 삼성전기, 광성전자, 웰코(신발업체), LG전자, 삼성전자, 노스폴 등이 성공 기업으로 꼽힌다.
1996년에 한국 기업 사상 최대인 6억달러를 투자해 선전에 진출한 삼성SDI는 지난해에 2억3천200만 달러의 매출(순이익 700만 달러)을 올린데 이어, 올해 매출액은 3억3천만 달러(순이익 3천5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고도 성장에 고무돼 현재 2개인 생산 라인을 3개로 확충, 내년 2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1991년에 진출한 삼성전기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3억 달러(순이익 2천8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1989년에 진출해 세계적 캠핑장비 업체로 신화를 이룩한 노스폴은 올해의 매출액 목표 1억5천만 달러를 지난 6월에 이미 초과 달성했다. 연말까지는 2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으로, 외자기업 수출 랭킹 1위에 올랐다.
다수 진출한 신발 공장들, 소액 단순 투자로 진출한 업체, 완구업체들, 가발업체인 보양, 남성전자 등도 시장 경기에 힘입어 잘 나가는 업체로 떠올랐다.
◇실패 사례=선전의 공성전자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해 최근 수억원 대의 기계 설비를 고스란히 남겨둔 채 한국으로 철수했다. 위성 수신기 제작 전문인 이 업체는 중국이 내수·수출 기지로 적합하다고 판단, 몇년 전 공장을 건설했으나, 홍콩의 스타·피닉스TV, 중국의 CCTV 등 인기 방송사들이 이미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방송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 투자 비용을 날린 셈이 됐다.
하이난에 1994년 한국기업 최초로 진출했던 하이위(海宇) 석판공업 유한공사(대우 투자 업체)도 지난달 철수했다. 현지 지방정부의 특혜 공약만 믿고 진출했다가 우대 정책 폐지, 인프라 건설 부진 등 사정이 나빠지자 실패했다.
둥관의 한 완구업체는 중국이 작년 10월 밀수 악용 방지를 위해 도입한 수출 보증금 제도 때문에 경영이 크게 악화됐다. 당장이라도 철수하고 싶지만 기계 설비 때문에 결심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CDMA(코드 분할 다중 접속) 시장을 겨냥해 중국에 진출했던 텔슨 등 이동전화 업체 상당수는 중국의 정책 변경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2세대용 부품공장을 설립해 신용장을 개설하고 일본 등에 원부자재 주문까지 마쳤지만, 중국 당국이 한물간 2세대를 건너뛰어 3세대 제품을 채택토록 결정했기 때문.
◇미래의 투자 전망=중국 시장에 비교적 밝은 대만 기업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지는 경제특구가 아닌 창장(長江) 삼각주 지역로 나타났다.
대만 전기전자 공업총회가 지난달 중국 투자가 1천1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창장 삼각주를 이루는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등 7개 도시가 투자 환경이 좋고 위험이 적은 반면, 선전·산터우 등 특구들은 투자 환경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들도 특구 일변도의 투자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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