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북 소설로 본 신세대 가치관

입력 2000-08-23 14:35:00

북한 신세대 젊은이들 사이에도 실용적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적 성향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이우태(李宇台) 연구위원은 23일 '남북한 평화이행체제 형성에 관한 연구'라는 제하의 행정학박사 논문에서 북한소설속에 묘사된 북한 신세대들의 가치관을 분석,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은 "북한소설은 우리와 달리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입각한 창작물이므로 북한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심층적인 가치관 분석에 유용하다"고 연구취지를 설명했다.

북한의 신세대는 공식적으로 혁명 4세대로, 현재 20대로서 이제 막 사회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세대를 말하며 '새 세대'로 지칭된다는 것.

이 위원은 "북한 작품 '강변의 버드나무(손관영 저)'에서 나타나듯 북한 신세대가 선망하는 직업은 정규 대학과정을 마쳐야 하는 의사, 과학자, 기사, 연구사, 교수 등이며 농촌을 기피하고 도시를 동경해 이농과 함께 도시정착을 꾀하는 현상도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단편소설 '삶의 자격(윤경천 저)'은 "생활에서의 성공과 삶의 만족은 집단주의적 가치의 실현보다는 높은 사회적 위치를 차지해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발판을 마련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봄은 아직 멀리에 (신용선 저)'라는 작품에서는 고급관료가 되기위해 결혼을 약속했던 노동자 처녀를 버리고 권세가에 장가를 드는 주인공이 등장, 결혼관에서도 배우자의 경제력과 외모 등 현실 조건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현상이 집단주의적 가치가 지배적인 북한에서도 이제는 집단주의적 충성을 강조하는 슬로건과 사상교양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체제내에서 경제적 실용주의와 물질주의, 배금주의에 기초한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이 위원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로 남북간 평화이행체제는 72년 7.4남북공동성명의 '배태기'와 91년 남북기본합의서의 '발전기'를 거쳐 이제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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