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최고위원 후보 지역토론회

입력 2000-08-22 15:00:00

22일 오후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의 대구·경북 지역 합동토론회는 치열한 육박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대구·경북지역 대의원 700여명과 당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도 비방과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리는 양상은 예외가 아니었다.

후보들은 제각각 정권재창출을 위한 전국정당화, 후보간 연대를 둘러싼 대의원 의사 왜곡 공방, 강한 여당 건설 등 최근 이슈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며 차별성을 꾀했다.

지역출신의 김중권 후보는 "이 김중권이 아니면 누가 영남 땅에서 대통령을 위해 몸을 던지겠느냐"며 민주당의 전국정당화에 초석을 놓을 것임을 약속하고 "동서화합과 전국정당을 이야기하면서 영남의 대표인 저를 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영남의 '대표선수'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어 후보간 연대와 관련, "전국정당화를 위한 동서화합은 지상명령이며 개혁의 완성을 위한 결단이지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야합이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중권-김기재-한화갑' 연대를 공개 거론한 부산출신의 김기재 후보는 "당내의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출마했다"며 "민주당이 지역정당으로 계속 머무느냐, 전국정당이 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3인 연대에 표를 줄 것을 호소했다.

선두로 평가받고 있는 한화갑 후보는 "33년간 오직 당과 김대중 대통령 만을 생각하며 한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고 소개하고는 "동서화합은 전국정당화를 위한 필수과제"라고 김중권 후보와의 연대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또 "저를 음해하는 각종 악성루머를 들어서 알고 있지만 페어플레이 정신을 끝까지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인제 불가론'에 대해 한나라당의 음모라고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이인제 후보는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고 이회창 총재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이라며 "전국정당화가 필요하지만 이를 내걸고 대의원 민의를 왜곡할 수 있는 연대에는 반대한다"고 연대론을 비판했다.

국회와 정부 등 다양한 국정경험을 내세운 박상천 후보는 '힘있는 여당'론을 전개하며 자신을 검증된 인물, 무사고 항해 경력의 선장 등으로 표현하며 "민주당을 재집권이라는 항구에 도착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내 개혁세력의 대표를 자임한 김근태 후보는 "저에 대한 지지가 민주주의 정통세력에 대한 지지이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개혁 완수를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대구·경북의 헌신과 희생에 보답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내 새물결의 기수를 자처하는 정동영, 김민석, 추미애 후보는 젊은 정당, 젊은 층의 시선을 모으고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민주당이라는 구호로 대의원들에게 인사했다. 정 후보는 "냉전 수구세력에게 정권을 돌려줄 수는 없다"며 "이곳의 당원동지들은 지역감정 타파의 주역"이라고 추켜세웠다. 추 후보는 친정이 대구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선 직후의 마음가짐으로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 완수의 대열에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 김 후보는 청년개혁세력의 대표를 자임하고 유권자의 60%에 이르는 청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청년대표로 개혁을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철 후보는 "수도권 출신이며 정통 야당의 뿌리를 지켜온 후보"라며 "남북한 통합 이전에 남한내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선 후보는 '민주당의 큰 이모'론을 들어 여성표의 결집을 호소했다. 금권, 실세, 지역주의 등의 배격을 강조한 이협 후보는 "전당대회가 국민신뢰 회복의 계기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무소신과 무기력에 빠져 있는 지도부의 재구성을 역설한 조순형 후보는 "지도부를 바로 세우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43년의 가장 오랜 야당생활과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한 안동선 후보는 야당시절 고생한 자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태식 후보는 "결코 구호로만 되지 않는 정권재창출의 기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李東寬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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