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선율...남북화합 전주곡

입력 2000-08-21 14:54:00

분단후 처음으로 20일 서울 KBS홀에서 열린 북한조선국립교향악단의 단독공연은 오케스트라나 성악 등 북한 음악의 진수를 여실히 보여준 무대였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은 민족적 색채가 짙은 관현악과 가곡 등을 중심으로 오페라 아리아나 바이올린협주곡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선율을 선보이며 남.북 화합의 전주곡을 널리 울렸다.

교향악단의 연주는 전체적으로 중후하고 풍부한 사운드에 현악기와 관악기의 적절한 균형, 지휘자와 단원간의 일체감, 그리고 진지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연주로 수준높은 음악을 선사했다.

특히 관현악곡에서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이는가 하면 성악 반주나 바이올린 협주에선 협연자의 선율을 살리기 위한 적절한 절제미까지 내보였다.

손 끝에서 음악이 묻어 나오는 듯한 지휘자 김병화의 정열적인 몸동작, 여성고음(소프라노) 리향숙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목소리, 남성저음(베이스) 허광수가 만면에 웃음을 띤 여유로운 표정으로 들려주는 중후한 음성은 무대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작품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관객들에게 난해한 곡보다는 서정적인 멜로디 중심으로 누구든지 들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창작 관현악곡 '아리랑'이나 '그네 뛰는 처녀', '청산벌에 풍년이왔네'등은 관객들의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태평소를 개량한 장새납과 개량 대금인저대, 꽹과리, 징 등 전통 악기들이 적절히 배치돼 서양악기들과 융화되면서 관객들과의 교감을 이뤄냈다.

"뒷동산에 동백꽃 피네 내 어머니 사시는 그 곳…"이란 가사의 '동백꽃'이나 "저기 바다로 가자… 저기 산으로 가자…"의 '산으로 바다로 가자'같은 여성독창이나 남성독창 가곡들도 서정성이 흠뻑 묻어나는 가사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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