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구조대, 침몰 잠수함 내부진입 실패

입력 2000-08-19 12:03:00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의 승무원 구출작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구조대원은 18일 침몰 잠수함의 탈출구를 찾아냈으나 잠수함 내부로 진입하거나 생존자를 확인하는데는 실패했다.

지난 15일부터 해저 수색작업을 벌여온 소형 잠수정들은 쿠르스크호의 탈출용

해치에 10차례나 접근했지만 해치가 단단히 잠겨있어서 이를 여는데 실패했다고 러시아 관리들이 전했다.

영국과 노르웨이의 합동구조반이 19일까지 사고해역에 도착할 예정인 가운데 러시아측은 승무원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잠수함에 계속 접근을 시도할 방침이다.

앨런 호스킨스 영국 구조대장은 BBC 방송 회견에서 사고 해역의 여건이 좋을 경우 빠르면 19일 오후(현지시간) 구조작전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잠수함이 심각하게 파손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승무원 118명 가운데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브야체슬라브 포포프 러시아 북해함대 사령관은 "상황이 극히 심각하다"면서 지난 17일 이후 잠수함과 어떤 형태의 접촉도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포포프 사령관은 러시아 RTR-TV 회견에서 "잠수함 내부의 기압이 정상보다 훨씬높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매우 걱정된다"면서 "당초 예상한 승무원들의 생존 시한은 내부 기압이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가정에 기초했다"고 지적했다.

RTR-TV는 구조대원들이 당초 보도대로 지난 16일이 아니라 이미 14일부터 생존자가 있음을 시사하는 어떠한 신호도 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포포프 사령관은 쿠르스크호가 다른 선박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러시아 관리들의기존 주장과는 달리 잠수함 내부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로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말했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은 쿠르스크호가 바렌츠해에서 충돌로 폭발을 일으켜 침몰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탐지하지 못했으며 폭발의 원인은 내부에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미국의 한 관리가 18일 밝혔다.

미국 정보 관리는 "쿠르스크호가 충돌했다는 징후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쿠르스크호의 선체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나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내부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미국 정보 기관이 최소한 2차례 쿠르스크호의 폭발을 탐지했으며 폭발 횟수는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으나 폭발 전에 충돌하는 소리는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