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방문단 안타까움 토로

입력 2000-08-16 15:10:00

"상봉자 명단에 포함돼 있어도 오늘 못만난 가족들은 내일도 만날 수 없다고 하던데…" "형제가 일곱인데 다섯명만 만나라니…"

15일 코엑스에서 남측 가족과 단체 상봉을 마친 후 만찬장에 온 북측 방문단중 다수가 대한적십자사 측 안내요원 등에게 이같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대구가 고향인 7순의 최봉남(여)씨는 기자의 손목을 붙들고 "고향에 조카 등 만나야 할 가족이 8명이나 더 있는 데 어떻게 방법이 없느냐, 정부 방침은 어떻게 돼 있느냐"며 애타게 물었다.

역시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문리대 입학 직후 6.25로 의용군에 입대했던 김치효(69)씨도 "50년만에 가족들을 만나게 돼 기쁨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상봉자 명단에는 없지만 조카와 형수 등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충남 부여 출신의 박로창(69)씨는 서울 도착 후 큰 형 원길(88)씨가 상봉을 이틀 앞두고 별세했다는 비보를 전해듣고 충격에 휩싸였다. 게다가 이날 형의 장례식으로 조문은커녕 장조카와 형수조차 만날 수 없게 됐다. 박씨는 "장조카 등은 꼭 만나봐야 하는데 오늘 만나지 못한 사람은 내일 개별 상봉에서도 상봉할 수 없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이같은 방문단의 사연이 잇따르자 정부는 직계 가족 5명으로 제한한 이산가족 상봉 인원 수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등 가능한 한 많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5명의 한도만 지키는 선에서 상봉 대상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교대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럴 경우 개별.단체 상봉 등 총 6회에 걸친 상봉일정을 감안하면 최대 30명의 가족까지 만날 수 있게 된다.

물론 상봉 인원수 등은 북측과 합의했던 사안인 만큼 양측간에 사전 양해가 이뤄져야 하나 이에 대해선 이미 앞서의 협상 등에서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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