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 소프라노 마리아 바요 떠오르는 디바

입력 2000-08-14 14:23:00

부드럽고 따스한 목소리, 얼음처럼 맑고 투명한 음색, 지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마리아 바요가 오페라 무대의 새로운 여왕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인 태생의 라이트 소프라노 마리아 바요는 최근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돈 지오반니'의 첼리나 역을 호연, 관중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17세기 베네치아 오페라 '라 칼리스토'의 카발리, 헨델의 '줄리어스 시저', 독일 가곡과 스페인의 대중노래 자라수엘라까지 섭렵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클래식 음반업계에서도 그녀를 주목할 만한 성악가로 보고 음반 잡지 등을 통해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모차르트 오페라나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그녀의 음악 기교는 매우 정교하다는 것이 중평. 때로는 탁하면서 편안한 발성, 자연스런 고음에의 도약 등이 안정감을 주며 극적인 곡에서는 자의적인 해석으로 낭만성도 곁들이고 있다. 검은 별 5개가 아깝지 않은 수작 앨범 '헨델 아리아집'을 비롯,'오베르뉴의 노래' 현대 작곡가 폴커다비드 키르셔너의 솔로-합창-관현악을 위한 레퀴엠 등 폭넓은 레퍼토리로 이미 20여종의 앨범을 내놓았다.

프랑스와의 국경에 가까운 피테로에서 태어난 바요는 파블로 사라사테 음악원과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를 나왔으며,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테레사 베르간자한테서 사사했다.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등 10여 차례 콩쿠르에서 입상한 후 88년 비엔나에서 열린 벨베데레 콩쿠르 우승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게 됐다. 유럽의 오페라단의 음악 감독, 지휘자 등이 배역을 맡을 가수를 뽑는 벨베데레 콩쿠르 우승 이후 밀려드는 오페라 배역을 소화하면서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배역은 소신있게 거절,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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