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경제를 혼란의 도가니로 밀어넣었던 현대사태가 20일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주말을 고비로 핵심 쟁점이었던 자동차 계열분리안과 자구계획안이 현대, 채권단, 공정위 3자간 일괄타결을 본 것이다. 더이상 실익 없는 게임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는 이해 당사자들의 인식 작용과 함께 시장혼란 및 국정불신을 낳고있는 이 사태를 조기수습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뒷받침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총론 상으로는 현대가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지만 재벌개혁의 핵심과제인 지배구조 개선문제가 미제로 남겨진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자구 및 계열분리 조기이행을 위한 '압박카드'로써의 역할에 불과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3분의2'해법으로 시장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 왕회장 지분 매각으로 車계열분리 매듭=현대사태의 근인을 제공한 자동차계열 분리안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9.1% 중 6.1%를 매각하는 선에서 타결됐다. 당초 지분소유자인 정 전 명예회장의 매각의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채권단 '백지위임'안이 유력시됐지만 결국 정 전 명예회장이 '결심'을 바꿔 아예 매각 쪽으로 방향을 굳혔다는 게 현대의 설명이다.
◇ 중공업 계열분리는 불씨가 남아=중공업 계열분리는 당초 예정시기인 2003년보다 1년6개월이 앞선 2002년 6월로 앞당겨졌다. 그룹으로부터 확실한 '보증'을 받은 셈이지만 이날 발표소식을 접한 중공업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공업 관계자는 "당장이라도 계열분리가 가능한데 왜 2002년까지 가야하는지 그룹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펄쩍 뛰었다. 여기에는 중공업 대주주가 MH라는 점에서 일말의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현대전자-중공업 소송사태를 겪으면서 MJ(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MH간 갈등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또다시 형제간 내분을 점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 지배구조 개선=문제경영인 퇴진으로 집약됐던 지배구조 개선문제는 현대가 '약속'을 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채권단도 특정경영인을 지목해 퇴진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무작정 밀어붙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정부가대(對)현대 압박에서 이렇다할 개혁성과를 얻지 못한 게 아니냐며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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