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정부와 정치권, 미국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11일 제로(0)금리 정책의 해제를 결정했다. 이날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는 9명의 정책위원 중 절반 이상이 해제에 찬성했다.
이들은 현 일본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기업의 수익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제로금리 해제의 조건인 '디플레 우려의 불식이 내다보이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1년6개월 동안 유지해 오던 제로금리에 종지부를 찍고 주초인 14일부터 단기금리의 기준이 되고 있는 무담보 콜 하루짜리 금리의 유도 목표를 0%에서 0.25%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경제가 '진행성 디플레' 의 갈림길에 섰던 작년 2월부터 금융시장에 풍부한 자금을 공급할 목적으로 '무담보 콜 하루짜리 금리'를 0%로 끌어내리는 초 금융완화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정부를 대표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장성·경제기획청 책임자는 "제로 금리 해제는 시기상조"라며 반대를 표명하고, 의결 연기 청구권을 행사해 결정을 다음 회의로 연기해 주도록 요청했으나, 부결됐다.
또 미국은 시기상조론을 내세워 불만을 표시했다. 미 행정부는 일본 경제가 아직 내수 주도의 성장 궤도로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내수 진작 정책을 계속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혼자서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일본에 내수 확대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반면 유럽 등은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관련해 이번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마크 레빅 영국 옥스퍼드 대학 교수는 "일본은행이 대장성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로금리를 해제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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