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끝내 재파업을 결정하고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외래 진료 중단을 결의,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내일(11일)부터의 제2차 의료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파업은 대형병원 신규환자 수술 중단 기간이 1차 때 보다 2배 이상 길어진 가운데 강행되는 것이어서, 암 환자 등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9일 오후 이한동 총리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의료계 재파업 대책을 논의, △현재 원가의 80% 수준인 의료보험 수가를 내년 90%, 2002년 100%로 높이며, △전공의 수련제도를 개선함과 동시에 보수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이 제안이 실행될 경우 국민들은 의료보험료 인상, 정부는 엄청난 액수의 추가 지출 등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선정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의사협회를 방문한데 이어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로 찾아가 구속 중인 김재정 의협회장 등 간부를 만나 사태 해결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측 발표를 본 의료계는 이 제안이 자신들의 요구와 동떨어진 것이라며 11일부터의 파업 강행을 재확인했다. 의료계는 약사법 재개정을 요구하면서 의협 지도부 사법처리 철회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서울대·고려대·가톨릭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의대 교수협의회가 외래환자 진료 중단을 잇따라 발표했고, 10일 오후엔 전국 의대교수 협의회 회장단이 서울서 회의를 열어 진료 중단을 결정할 전망이다.
이러한 의료계 결정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내일부터는 전국적으로 의료대란이 재현되고 사태가 더 장기화될 경우 암 환자 등이 생명의 위협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병원=경북대·계명대·영남대·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4개 대학 의대 교수들과 파티마병원 봉직의들은 9일 오후 각 병원별로 모임을 갖고 전공의 파업 이후 계속해 온 외래진료를 11일부터 전면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보다 확정적인 결정은 10일 오후 서울서 열리는 전국 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 회의에 따르기로 했다. 경북대의대 교협회장 조동택 교수는 "수술, 응급실 진료, 외래진료 등으로 교수들이 극도로 지친 상태여서 더 이상 외래 진료는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나 응급실·중환자실 진료와 응급수술 등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의원=의협 의권쟁취 투쟁위원회가 10일 오후 중앙위를 열어 11일 재폐업 방침을 최종 결정하면 더 크게 영향 받을 전망이다. 의쟁투는 나아가 12일 오후 4시 서울서 개원의·전공의·전임의·의대생 등이 참가하는 전국적인 집회도 개최키로 했다.
◇중소 병원=대구지역 중소병원들은 아직까지 사태의 추이를 더 지켜보자며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병원과 병원도 개원의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는 봉직의들의 여론이 만만찮아 내일부터 외래진료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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