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매립장의 상징 난지도. 이곳에는 15년 세월동안 1억2천만t에 달하는 쓰레기가 매립됐다. 무엇을 얼마나 쏟아버리는지조차 몰랐던 비위생적인 매립. 그러나 쓰레기 매립이 중단된 지 8년. 이 땅에도 생명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KBS 1TV 환경스페셜은 2일 밤 10시 끈질긴 자연의 생명력을 조명한 '난지도 알을 품다'를 방송한다. 쓰레기 매립 중단 후 인간이 무관심하게 방치했던 난지도에 생명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생명의 힘은 쓰레기 더미 위에 꽃을 피우고 새와 뱀, 포유류까지도 다시 난지도로 불러들이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개개비, 후투티, 꼬마물떼새같은 철새들이 발견된다. 난지도에서 알을 품고 새끼를 키워나가는 새들도 있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도 새끼들을 데리고 난지도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난지도의 생명력이 온전한 것은 아니다. 자생식물 버드나무는 성장을 멈추고 반면 귀화식물이 사면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이유는 수분부족. 쓰레기 위에 복토한 난지도의 토양은 평균 수분 함량이 평균 토양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식물들. 새와 뱀들은 공사 차량의 물, 오염된 난지천에 의지한 채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장마가 지난 난지도에선 보호야생종인 맹꽁이의 집단서식처까지 발견됐다. 난지도에 맹꽁이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었다. 그러나 이도 잠시 올해 초 건설된 배수로에 맹꽁이들이 떼죽음 당한 채 발견됐다. 동물들의 생태통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열에 쉽게 달아 오르는 화학물질 폴리에틸렌으로 배수로를 지은 탓.
난지도의 생태적 복원은 단지 난지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서식처 파괴로 갈 곳이 없어진 동물들에게는 사람의 접근이 거의 없는 난지도는 최후의 보루와 같은 곳. 난지도의 생태계가 되살아 난다면 북한산에서 서오릉, 한강둔치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생태축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난지도에 또다시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시에서 제1매립지 10만평 규모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나선 것. 한경단체의 반대가 드세다.
끈질긴 '생명의 힘'을 보여주는 난지도를 다시 죽여서는 안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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