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공간 늘어나 '찜통'탈출'

입력 2000-08-02 14:53:00

전국 최고의 무더위를 자랑하던 대구가 녹지공간 확충으로 여름철 낮기온이 차츰 낮아져 '찜통 도시' 오명을 벗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수봉,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학부 교수팀이 지난 6월부터 두달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86년부터 95년까지 대구지역 일최고 기온 월평균값은 6월 섭씨 28.2도, 7월 30.5도, 8월 31도로 광주, 대전, 부산, 서울, 울산, 인천 등 전국 주요 대도시보다 최고 4도 정도 높았다.

61년부터 90년까지 30년간 대구지역 기온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일최고 기온 월평균값이 6월 27.8도, 7월 30.1도, 8월 31.4도를 보여 타 도시보다 높게 나타났다.그러나 97년부터 99년까지 일최고 기온 월평균값은 대구의 경우 6월 27.9도, 7월 29.2도, 8월 30도를 기록해 6월 29.2도, 7월 29.6도, 8월 30.3도를 보인 광주에게 가장 무더운 도시 자리를 내주었다. 또 7, 8월 대구지역 최고기온은 서울, 대전보다도 낮았다.

86~95년과 97~99년 일최고 기온 월평균값을 비교하면 대구는 6월 0.3도, 7월 1.3도, 8월 1도가 낮아졌으나 광주, 인천, 서울 등은 오히려 평균 1~2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 여름철 기온의 하락은 녹지공간 증가때문이라고 김 교수팀은 분석했다. 녹지예산과 녹지율을 분석한 결과 대구지역이 타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대구시의 전체예산 대비 공원녹지예산이 94년 1.58%에서 지난해 2.51%, 올해 3.53%로 증가했고 녹지율도 94년 11.28%에서 지난해 15.64%로 높아졌다.

반면 광주의 경우 녹지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에 불과했으며 대전도 1.13%로 대구보다 월등히 낮았다.

김수봉 교수는 "녹지면적이 10% 증가할 때 평균 기온이 0.9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도심 기온을 스스로 조절하는 자정 능력이 생기는 녹지율 20%를 달성하려면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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