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독재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한때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며 국민 위에 군림했으나, 정권을 잃자마자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등 온갖 수모를 당하는 독재자들이 지금 한둘이 아니다.
인도네시아를 무려 32년간 장기 집권한 수하르토(78)전 대통령은 1억5천500만달러의 국가 재산을 착복한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인도네시아 검찰은 26일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관리해오던 7개 자선재단이 개입된 국가재산 손실액은 1조4천억 루피아(1억5천500만달러)에 달한다"며 내달 10일 이전에 기소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수십억달러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부패 혐의에 관한 조사가 별 진척이 없었으나 이번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4)는 1990년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스스로 종신 상원의원직과 면책특권을 부여했으나, 1973년 쿠데타 직후 '죽음의 특공대'를 동원, 양심수들을 고문하며 인권을 유린한 혐의로 기소돼 있다.
그는 재판을 피하기 위해 "법정에 서지 못할 정도로 심신이 쇠약한 상태"라며 신체 정밀감정을 신청했으나 대법원은 25일 이를 기각하고, 면책특권 박탈 여부에 대한 결정은 연기했다. 당뇨병,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피노체트가 쿠데타 주도 27년만에 역사의 단죄를 받을지 여부에 세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문민독재로 주변국의 우려를 받고 있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3선 연임에 성공했으나 오는 28일 취임식을 앞두고 선거부정 시비로 대규모 사퇴 압력에 직면해 있다. 페루의 야당지도자들과 수천명의 시민들은 26일부터 3일간 후지모리의 취임 반대와 대선 재실시 등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에 돌입했다. 페루 정부는 3만여명의 경찰과 무장 병력을 수도 리마 시내 곳곳에 배치하고 리마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선포, 항의시위가 폭동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995년 그의 재선 취임 당시 9개국 국가 원수가 직접 찾아온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취임식에는 중남미 우방 국가 원수 가운데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대통령만이 참석할 것으로 보여 취임식장도 썰렁할 것으로 보인다.
金英修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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