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는 재임때보다 은퇴한 후 더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바로 헤비타트(Habitat for humanity)운동에 참여한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무주택자에게 집을 지어주는 헤비타트운동은 1976년 밀라드 풀러 부부에 의해 시작됐다. 그들은 20대에 벤처기업으로 백만장자가 됐고 재산은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러나 부인은 돈만 추구하는 의미없는 삶을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별거를 요구했다. 위기를 맞아 두 사람은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고 결국 전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그들을 위해 자신들의 삶을 바치기로 결심, 아프리카 자이레에서 가난한 흑인들을 위한 집짓기 사역을 시작했다.
필자는 대구의 몇몇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작년 3월 필리핀의 JKWP 1999에 참가해 집 짓는 카터 전대통령을 만났다. 부인 로잘린여사와 함께 새벽 6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8시에 현장에서 직접 망치와 톱을 들고 집짓는 카터의 모습은 바로 존경의 대상 그것이었다. 그냥 서있기만 해도 피부가 화상을 입는 섭씨 42도를 오르내리는 오후에 카터는 작업장을 순회하며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1984년 이래 매년 휴가를 할애해 JKWP라는 대규모 자원봉사자들의 건축프로그램 단장으로 집짓기에 참여하고 있다. 이 운동은 지금까지 전세계 74개국에 8만여채의 집을 지었다.
1995년에 이 운동은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란 이름으로 의정부 태백 진주 서울 대구에 지부가 설립됐고 현재 41채의 집을 지었다. 오는 8월6일부터 14일까지 섬진강변 일대에 33채의 집을 짓기 위해 매일 1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땀흘리게 된다. 내년엔 JKWP 2001이 한국에서 열리며 카터를 비롯 2000여명의 외국봉사자들과 한국의 봉사자들이 함께 120채의 주택을 짓게 된다. 이를 위해 매일 1만여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500시간 이상을 집짓기에 봉사한 무주택자가 입주하는 헤비타트운동은 이웃을 향한 사랑과 정성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운동이다. 남을 위해 땀흘리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아직도 끊이지 않는다는 것, 그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가!경북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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