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사상 처음인 사법부에 대한 입법부의 인사검증 작업이 6일부터 이틀간에 걸쳐 열리고 있다.
첫날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대법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특위는 각 후보들의 과거 판결기록과 국가보안법, 사형제도, 법원개혁 등에 대한 소신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그렇지만 이번 청문회 역시 여야 위원들의 사전준비가 부족한데다 후보들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소신발언을 기피하는 등 다소 맥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히 일부 후보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의 경우 소극적인 답변태도를 보이는 등 법관특유의 소신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이다.
◇국가보안법 개·폐=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국가보안법으로 양심수가 사형을 당한 경우가 있는데 그 사람들이 정상회담이 이뤄진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사형을 당했겠느냐"며 소신답변을 요구했다. 이규홍 후보는 이에 다소 머뭇거리면서 "남북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는가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며 피해갔다. 또 국가보안법이 정권유지의 도구라는 지적에 대해 손지열 후보는 "법정 밖의 일은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야당의원 들은 임수경의 방북은 국보법 위반이고 김대통령의 방북은 통치행위냐고 주장, 후보들을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사법개혁=후보들은 정치적 외압에 의한 판결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부인으로 일관했다. 대통령의 빈번한 사면권 행사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이규홍 후보는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권 행사로 재판이 형해화 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지열 후보는 민주당 천정배 후보가 민주화 과정에서 침묵한 사법부의 사과를 요구하자 "독재권력 시절 시녀노릇을 하기도 했다"며 시인했다.
◇사형제도 폐지여부=후보들은 대부분 사형제도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보이는 듯 했다. 손지열 후보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철학적 고려와 국민의 법의식 등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규홍 후보는 "대법원에서 사형선고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견해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후보 도덕성과 청렴성=재산이 세 후보중 가장 많은 손지열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손 후보가 지난 88년 1천여평의 토지를 구입한 것과 관련해 "구입당시 1만원 하던 땅이 지금 27만원을 호가 하는 것은 재산증식 때문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손 후보도 공직자의 주식투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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