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금융감독원의 지시에 따라 30일 일제히 내놓은 부실채권 정리방안에는 올해말까지 전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10% 이상으로 맞추도록 돼 있다.
당장은 은행권 잠재부실이 4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나 부실채권 매각이나 자산담보부증권(ABS) 발행 등으로 부실채권을 털어버리면 오히려 이번 기회에 클린 뱅크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전망들이 실현되려면 금융시장 안정을 비롯한 여러 조건들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밋빛 전망들=30일 부실채권 해소방안을 발표한 은행 가운데 부실해소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힌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은행 스스로가 부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구조적인 요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상보다 잠재부실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도 금융회사들의 주가가 소폭이나마 올라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해준다.
우량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잠재부실 규모가 큰 부실은행들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가릴 것 없이 하반기에 부실채권을 많이 털어내고 자본을 확충하면 더할 나위없이 깨끗한 은행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금감위에서 BIS 비율 8% 미만인 은행들은 지주회사를 통해 하나로 묶는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은행들은 모두 10% 이상을 장담하고 있는 것이다.
△3박자가 맞아야=은행들이 내놓은 계획에서 밝힌 대로 클린 뱅크로 거듭나려면 △업무이익이 예상대로 늘어나야 하고 △부실채권 매각이 계획대로 이루어져야하며 △자본확충도 가능해야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면 은행들이 장담한 클린 뱅크는 달성하기 힘들어지고 오히려 자금시장 경색 등의 고비를 맞게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은행들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계속해 업무이익을 늘릴 수 있지만 부실채권 매각은 모든 은행이 일제히 목표를 달성한다고 낙관할 수 만은 없다"고 전망했다.
또 후순위채권 발행 등 자본확충 계획도 전체 자금시장이 제대로 흘러가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복병을 만날 경우 일부 은행들은 예정했던 BIS 비율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은행들이 다급해지면 위험자산을 줄이는 등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있어 최근과 같은 자금시장 경색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
△은행 영업기반은 양호=정부에서 은행에 드라이브를 걸지 않더라도 국내 은행들은 외부요인만 없다면 영업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이우진(李遇珍) 연구위원은 "잠재부실이 큰 것으로 나타난 한빛은행도 연간 경상이익이 1조5천억원 이상 나는 영업기반을 갖고 있다"면서 "재벌퇴출 등의 엄청난 변수만 없다면 어지간한 부실은 2,3년내에 모두 상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은 투신이나 종금사 등 2금융권이 더 문제로 정부에서 2금융권을 정리할 때 은행에 또다른 부담을 지울 것이라는 게 오히려 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은행 자체로는 어려움이 없으나 다른 금융권의 정리시 나타나는 부담 때문에 불안요인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합병 등에 반대하는 금융노련이 예정대로 파업을 할 경우 시장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이런 요인들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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